몰리나는 FC서울의 ACL 우승을 위한 마지막 퍼즐이었다. 하지만 몰리나의 '몰기옥'은 끝끝내 터지지 않았다.
최용수 감독이 이끄는 FC서울은 9일 중국 광저우 톈허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13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결승 2차전 광저우 에버그란데(중국)와 경기서 1-1 무승부를 거뒀다. 1차전 2-2 무승부에 이어 2차전서도 1-1 무승부를 기록한 서울은 이날 경기 결과로 합계 3-3을 만들었으나 원정 다득점 원칙에 의해 아쉽게 준우승에 머무르고 말았다.
아쉬움이 진하게 남는 경기였다. 서울은 홈 6만 관중의 일방적인 응원 속에서도 광저우의 파상공세를 잘 막아내며 우승에 한걸음씩 다가섰다. 후반 12분 무리퀴-엘케슨 콤비의 연계플레이에 선제골을 내줬지만, 불과 5분 만에 에스쿠데로의 패스를 받은 데얀이 동점골을 터뜨리며 1-1을 만들며 지난 시즌 K리그 챔피언의 위엄을 뽐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추가골을 뽑아내지 못한 서울은 원정 다득점 원칙에 발목을 잡혀 결국 준우승에 머무르고 말았다. 팀 창단 이후 첫 ACL 우승을 이루고자했던 서울의 꿈은 홈에서 내준 2골로 인해 무너지고 말았다. 그리고 서울의 안타까운 아쉬움 뒤에는 터지지 않은 몰리나가 있었다.
사실 누구보다 우승을 원했던 이가 바로 몰리나다. 몰리나는 2010년 성남에서 우승을 차지한데 이어 다시 한 번 ACL 우승을 꿈꿨다. "한 번 더 우승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고 우승에 대한 간절함을 내비치기도 했다. 하지만 몰리나는 결국, 최근 깊게 빠져있던 부진의 늪을 탈출하지 못했다.
이날 경기 90분 내내 몇 번의 기회가 몰리나의 발끝으로 찾아들었지만 결실을 이루지 못했다. 최 감독은 몰리나의 '한방'을 믿고 그를 끝까지 기용했지만 날카로웠던 슈팅마저 크로스바를 벗어나며 기회가 무산됐다. 몰리나의 '몰기옥'은 끝끝내 터지지 않았다. 그리고 터지지 않은 몰리나와 함께, 서울의 우승도 다음 기회까지 '봉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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