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트트릭' 손흥민, '차붐' 이으며 가가와와 대결 '스타트'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3.11.10 07: 53

'손세이셔널' 손흥민(레버쿠젠)이 가가와 신지(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정면대결을 펼칠 수 있게 됐다.
손흥민은 10일(한국시간) 독일 레버쿠젠의 바이아레나에서 열린 함부르크와 2013-2014 분데스리가 12라운드에서 3골을 몰아치면서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손흥민은 이로써 독일 분데스리가 공식 경기에서 처음으로 해트트릭을 작성했다.
손흥민은 전반 9분과 17분에 연속 골을 터뜨려 레버쿠젠이 주도권을 잡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리그에서 골맛을 본 것은 약 3개월 만이다. 지난 8월11일 프라이부르크와의 개막전에서 터뜨린 골이 올 시즌 리그에서 기록한 유일한 골이다.
손흥민은 전반 9분에 페널티박스 왼쪽 구석 부근에서 강력한 왼발 슛으로 선제골을 터뜨렸고 17분에는 시드니 샘의 패스를 받아 골키퍼까지 제친 뒤에 2번째 골을 넣었다. 그러나 레버쿠젠은 전반 23분과 후반 4분에 각각 바이스터와 라송가에게 연이어 실점해 2-2 동점을 허용했다.
그러나 레베쿠젠은 손흥민이 있었다. 손흥민은 2-2로 동점이던 후반 10분에 수비수의 몸에 맞고 굴절돼 흐른 공을 오른발로 감아 차 3번째 골로 연결했다.
올시즌 분데스리가서 득점포가 침묵했던 손흥민은 분데스리가서 3개월 만에 득점행진에 재시동을 걸며 레버쿠젠의 주축 공격수 다운 면모를 드러냈다. 최근 손흥민은 호펜하임과 브라운슈바이크를 상대로 치른 분데스리가 경기서 결장하는 등 팀내 입지가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지만 함부르크전 맹활약으로 변함없는 능력을 과시했다.
손흥민의 해트트릭은 한국 선수의 유럽진출 후 처음이다. 2001년 설기현(인천)이 안더레흐트(벨기에) 시절 해트트릭을 작성했지만 정규리그가 아니라 컵대회였다.
해트트릭은 단순히 골을 많이 넣은 것이 아니라 '차붐'의 뒤를 잇는 결과다. 분데스리가를 비롯하 유럽 무대서 98골을 기록한 차 위원은 프랑크푸르트, 레버쿠젠에서 한 시즌을 제외하고 6시즌 동안 두자릿수 득점을 기록한 바 있다. 멀티골을 20차례나 기록했지만 해트트릭은 없었다. 분데스리가 선배인 차범근 위원의 뒤를 손흥민이 완벽하게 따라잡고 있는 셈이다.
현재 분데스리가서 26골을 터트리고 있는 손흥민은 맨유서 활약하고 있는 가가와 신지와 정면대결을 펼칠 수 있게 됐다. 세레소 오사카를 거쳐 지난 2010년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에 입단했던 가가와는 2012년까지 49경기에 나서 21골을 터트렸다.
도르트문트의 우승을 이끌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로 진출한 가가와는 손흥민에게는 넘어야 할 산. 득점에서는 넘었다고는 하지만 팀 자체의 위력은 분명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손흥민으로서는 가가와처럼 팀의 우승 혹은 유럽무대서의 인상적인 모습을 보인다면 더 높은 곳으로 발돋움 할 수 있다.
이번 해트트릭은 분명 다음 단계로 건너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과연 손흥민이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를 어떻게 이용하게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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