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메이저리그(MLB) 자유계약선수(FA) 최대어 중 하나로 손꼽히는 추신수(31)에 대해 에이전트인 스캇 보라스가 기준점을 드러낸 정황이 포착되고 있다. 자신의 10월 발언대로 제이슨 워스(워싱턴)의 총액을 협상 기준으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ESPN의 제리 크라스닉 기자는 10일(이하 한국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MLB 팀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 “보라스가 추신수에 대해 제이슨 워스가 맺었던 1억2600만 달러 이상의 계약을 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미 보라스는 10월 워스의 계약 금액을 거론하며 추신수도 그 정도 가치는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낸 바 있다. 서서히 실무자들을 상대로 움직이고 있는 보라스가 그 기준을 다시 한 번 내세운 것이다.
워스는 2010년 시즌을 마치고 워싱턴과 7년 1억2600만 달러의 초대형 계약을 맺었다. 보라스는 추신수가 당시 워스에 비해 전혀 떨어지지 않는 선수라며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올 시즌 내셔널리그 출루율 2위에 오른 추신수는 리드오프와 중심타선에서 모두 자신의 몫을 할 수 있는 선수이며 코너 외야수는 물론 중견수로서의 능력도 검증이 됐다는 게 보라스의 주장이다. 20홈런 이상을 칠 수 있는 리드오프는 극히 드물다는 주장도 빠지지 않는다.

워스는 연 평균 1800만 달러 정도의 계약을 맺었다. MLB, 그리고 야수 중에서도 7년 계약은 매우 드물다는 점을 감안하면 6년으로 환산했을 때 최소 1억800만 달러 이상의 계약을 원하고 있다고 추측이 가능하다. 이는 현재 현지의 전문가들이 예상하는 수준과 비슷한 금액이기도 하다. 다만 보라스는 ‘워스 이상의 금액’을 이야기함으로써 헐값 계약은 없다는 것을 못 박은 것으로 보인다.
보라스의 논리는 간단하다. MLB 전체 타자들의 힘과 득점 생산력이 줄어드는 추세이기 때문에 득점 생산에 기여할 수 있는 중간급 선수들과 리드오프 선수들은 예전보다 더 좋은 대우를 받을 가치가 있다는 것이다. 실제 올해 MLB 전체 타율(.252)는 1972년 이래 최저 수치였고 경기당 팀 홈런 개수는 2000년 1.17개에서 올해 0.96개로 떨어졌다. 보라스는 “올해의 20홈런-80타점은 2005년 30홈런-105타점의 가치를 가진다”는 소신을 굽히지 않고 있다.
CBS스포츠의 저명 컬럼니스트 존 헤이먼에 의하면 추신수와 현재 연계되고 있는 팀은 7개 팀 정도다. 뉴욕을 연고로 하는 두 개 팀(양키스, 메츠)를 비롯, 신시내티, 휴스턴, 워싱턴, 시카고 컵스, 텍사스, 시애틀이 그 후보들이다. 당초 필라델피아 등 다른 팀도 거론됐으나 역시 추신수의 ‘덩치’를 봤을 때 현실적인 후보는 제한될 수밖에 없다. 보라스는 12일부터 14일까지 열릴 MLB 단장회의에 참석, 최소 6개 팀과 접촉해 추신수 및 자신의 고객들의 가치를 홍보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슈퍼 에이전트가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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