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축 야구장 건립을 둘러싸고 NC 다이노스의 고민이 계속되고 있다. 새 경기장이 아직 삽도 뜨지 못한 상황에서 장기적으로는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예치했던 100억 원도 걱정거리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구단에는 말도 못한 채 속병만 앓고 있다.
‘진해 신축 구장’을 둘러싼 창원시와 야구계의 갈등이 좀처럼 풀리지 않는다. 오히려 더 심화되는 양상이다. 창원시는 9구단 NC를 유치할 당시 “2만5000석 규모의 새로운 경기장을 지어주겠다”라는 파격적인 공약을 내걸었다. NC와 야구계도 이에 대한 환영의사를 밝히며 창원에 짐을 풀었다. 그러나 이 약속은 좀처럼 현실화되지 못하고 있다. 1년 넘게 접점이 보이지 않는다.
약속보다는 시일이 다소 소요된 감은 있으나 창원이 야구장을 지어주지 않겠다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부지다. 접근이 용이한 마산이나 구 창원이 아닌 진해에 경기장을 짓겠다고 나섰다. 부지 조사 당시 후순위로 밀렸던 곳이 정치적 논리 때문에 ‘1순위’로 승격됐다. NC와 야구계에서는 당연히 반발하고 있다. 진해는 인구 및 교통 등 인프라 조성이 미비하다. 흥행에 악재다. 급기야 사태를 인내심 있게 바라봤던 NC조차 “진해구장은 사용하지 않겠다”라는 뜻을 공식적으로 전달하며 대립각을 세웠다.

‘연고지 이전’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거론되는 가운데 신축구장 완공은 점점 미뤄지고 있다. 현재 창원시는 2014년 착공해 2016년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마저 현재 산적해 있는 문제를 모두 푼다는 최상의 시나리오에 기반한다. 그러나 안전행정부는 신축구장에 대한 투·융자 심사에서 ‘NC와의 협의’를 강조했다. 진해부지를 반대하는 NC 및 야구계의 동의를 얻지 못한다면 공사는 시작될 수조차 없는 상황이다. “2016년 개막전에 맞춰 완공하는 것은 물 건너갔다”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에 따라 예치금도 다시 화두로 떠올랐다. 창원시는 2011년 3월 프로야구단 유치 당시 5년 내 신구장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이 약속을 믿은 NC는 예치금으로 100억 원을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납부했다. 이 약속이 지켜지지 않으면 예치금 100억원은 NC가 돌려받지 못한 채 KBO에 귀속된다고 합의서에 명시되어 있다. NC로서는 답답한 심정이다.
이에 대해 NC 관계자들은 말을 아끼고 있다. 아직 협의 노력에 대한 창원시의 구체적 실체가 드러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예치금 문제는 아직 구단에서 논의된 바가 없다. 생각하기는 이른 시점”이라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100억 원은 큰돈이다. 당장 창원 신축구장의 추정 공사비의 10%에 달한다. NC의 잘못이 없는 상황에서 애꿎은 피해자가 발생할 수 있다.
더 큰 타격도 우려된다. 현재 창원시의 계획은 구단 운영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 진해는 장기적으로 흥행을 담보할 수 있는 입지가 아니다. 관중 수입 저하, 그에 따른 브랜드 가치 저하가 우려된다. 연고지라고 옮기는 날에는 암울한 구단 역사가 생길 수도 있다. “지금 100억 원이 문제가 아니다. 구단의 존폐가 달려있는 문제”라고 말한 한 KBO 관계자의 말이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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