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의 아름다운 논란 종식, "논란 만들고 싶지 않다"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3.11.10 07: 40

"논란을 만들고 싶지 않다. 심판이 정확히 봤을 것이다."
최강희 감독이 지휘하는 전북 현대는 지난 9일 울산 문수경기장서 열린 K리그 클래식 36라운드 울산 현대와 원정경기서 0-2로 패배했다. 전북(승점 59)은 울산보다 두 경기를 덜 소화했지만 승점 차가 11점으로 벌어져 우승 가능성이 낮아졌다.
전북은 이날 패배로 우승 가능성이 한층 낮아졌다. 그만큼 중요한 경기였다. 이 때문에 전북과 울산은 초반부터 신중한 경기 운영을 펼치며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단 한 번의 실수로 인해 한 해 농사를 망칠 수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전북과 울산은 실수를 하지 않았다. 하지만 정작 그라운드의 선수가 아닌 그 옆에서 지켜보는 심판진이 실수로 보이는 행동을 해 경기를 지켜보는 이들로 하여금 분통을 터트리게 했다. 바로 오심으로 보이는 판정을 한 것이다.
문제의 장면은 후반 34분이었다. 박스 왼쪽으로 침투한 레오나르도가 찔러준 패스를 반대쪽에서 쇄도하던 이동국이 오른발에 맞추어 골로 연결했다. 그러나 이동국의 침투를 보고 있던 부심은 깃발을 들어 오프사이드 선언을 했다.
부심의 오프사이드 선언은 논란을 일으켰다. 레오나르도가 패스를 하는 순간 이동국의 위치가 수비수보다 뒤에 있는 것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심은 자신의 판정을 고수했고, 결국 이동국의 골은 취소됐다. 이후 전북은 불과 1분 뒤 김신욱에게 골을 허용하고 무너지며 0-2로 패배했다.
단순히 승점 3점이 걸린 경기가 아니었다. 승점 6점 짜리 경기나 마찬가지였다. 이날 경기의 패배로 전북은 선수들의 사기가 급저하 될 수도 있다. 울산은 앞으로 승점 5점만 추가하면 우승을 하게 됐다. 시즌 막판인 만큼 역전 우승의 기회도 매우 적은 상황이다.
당연히 전북 팬들 사이에서는 논란으로 번졌다. 전북을 제외한 다른 축구 팬들 사이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만큼 이동국의 위치가 오프사이드와 멀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강희 감독은 부심의 오프사이드 선언을 순수히 받아 들였다.
최 감독은 "경기는 이미 끝났다. 논란을 만들고 싶지 않다. 심판이 정확히 봤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 판정에 승복하겠다는 뜻이다. 최선을 다한 전북 선수들 만큼이나 울산 선수들도 노력을 했고, 승리를 만든 울산 선수들의 노력을 오심으로 얼룩지게 하지 않겠다는 뜻이었다.
승점 3점은 울산의 몫이었다. 그러나 논란을 만들어 울산의 승리를 퇴색되게 할 수 있는 상황을 방지한 전북도 페어 플레이 정신을 갖춘 또 하나의 승자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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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SPORTS+ 중계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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