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령 FA’ 이병규, 계약규모도 시계 거꾸로?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3.11.10 10: 20

FA 계약에서도 시간을 거스를 것인가.
마침내 본격적인 FA 시장이 열렸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9일 2014년 FA를 신청한 16명의 선수 명단을 발표, 10일부터 16일까지 원 소속구단과의 협상 및 계약이 이뤄진다고 전했다.
LG 프랜차이즈 슈퍼스타 이병규(39·9번) 또한 FA 자격을 취득했다. 2006시즌을 마치고 FA가 됐었던 이병규는 당시 일본프로야구 주니치 유니폼을 입고 3년 동안 뛰었다. 이후 2010시즌부터 한국프로야구에 복귀, 2013시즌까지 4년을 활약하고 두 번째 FA 자격을 얻었다.

FA지만 이병규가 LG가 아닌 다른 팀으로 이적할 확률은 0%에 가깝다. 계약금액에 대한 의견만 주고받을 뿐, 이병규와 LG 모두 재계약을 합의한 상태나 마찬가지다. 팀과 선수 모두 계약을 가정한 채 비시즌을 보내고 있다.
이병규는 그라운드 안팎에서 자신의 역할을 100% 이상 해냈다. 무엇보다 2012시즌부터 2년 동안 LG 초대 민선주장으로 팀 컬러를 바꾸는 데 앞장섰다. 올 시즌에는 최고령 타격왕·최고령 사이클링 히트·10연타석 안타·팀내 최다 타점 등 시계를 거꾸로 돌리며 염원했던 포스트시즌 진출도 이끌었다.
그만큼 이병규의 계약규모 역시 관심이 간다. 역대 야수 최고령 FA지만, 예우차원이 아닌 실력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기량이다. 이전 야수 최고령 FA는 양준혁이었다. 양준혁은 2005년 11월 두 번째 FA 자격을 얻고 소속팀인 삼성과 2년 총액 최대 15억원에 계약한 바 있다. 계약을 체결하고 2010시즌까지 5시즌 중 3시즌 3할 타율 이상을 찍었으나, 2005시즌 당시 타율 2할6푼1리로 부진했기에 초대형 계약과는 거리가 있었다. 
이변이 없는 한 이병규는 우선협상기간에 LG와 계약을 맺을 전망. 1년 동안 쌓인 피로회복을 위해 일본 온천 여행 중인 이병규는 한국에 돌아오는 이주내로 계약서에 사인할 확률이 높다. LG 구단 분위기나 이병규의 기록을 놓고 봤을 때, 금액이나 기간 모두 양준혁을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일 시상식에서 이병규는 “캡틴 자리서 내려올 것이다. 앞으로 새로운 캡틴이 잘 이끌 거라고 생각한다”며 주장 완장을 반납하면서도 “올 시즌 그토록 기다렸던 순간이 찾아왔다. 좀 더 올라갔어야 했는데 선수들 힘이 거기까지였던 거 같다. 그래도 앞으로 할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다. 이제부터 나는 물론, 우리 선수들 모두 더 열심히 할 것이다. LG가 정상에 설 때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일찍이 2014시즌을 바라보는 모습이었다.
이병규는 LG 프랜차이즈 홈런 타점 타율 안타 등 대부분의 타격 부문 기록을 가지고 있다. 핀스트라이프와 가장 잘 어울리는 ‘최고령 야수 FA’ 이병규의 계약도 또 하나의 기록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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