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욱, 스트라이커가 필요한 '냉정함' 빛났다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3.11.10 08: 25

김신욱(25)이 냉정함을 바탕으로 울산 현대를 승리로 이끌었다.
김신욱은 지난 9일 울산 문수경기장서 열린 K리그 클래식 36라운드 전북 현대와 홈경기서 후반 34분 선제 결승골을 터트리며 울산을 2-0 승리로 이끌었다. 김신욱의 활약에 5연승을 달린 울산은 2011년 7월 10일부터 이어온 전북전 10경기 연속 무승(4무 6패)의 징크스에서 벗어나게 됐다.
울산에 전북전은 승점 3점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 전북이 두 경기를 덜 치른 상태서 승점 8점 차로 추격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만약 이날 경기서 패배했다면 울산은 전북보다 승점 5점이 앞서지만 역전을 내줄 수도 있었다. 하지만 울산은 전북을 넘고 21승 7무 7패(승점 70)를 기록하며 2위 포항 스틸러스와 승점 차를 8점, 3위 전북과 승점 차를 11점으로 벌렸다.

울산으로서는 신중한 경기를 할 수밖에 없었다. 전북도 마찬가지였다. 수비를 두텁게 해서 공격에서의 마무리 역할을 하는 상대의 주포들을 철저하게 차단했다. 전북은 김신욱을 막기 위해 정인환과 윌킨슨, 김상식, 김기희 등 수비 성향이 강한 선수를 4명이나 가동했다. 울산도 케빈을 봉쇄하기 위해 박동혁과 김치곤, 최보경을 가동했다.
울산과 전북 모두 작전이 성공했다. 김신욱과 케빈은 후반 30분까지 단 한 번의 슈팅을 시도하지도 못했다. 타이트한 수비에 막혀 스트라이커로서의 임무를 수행하지 못한 것이다. 특히 김신욱은 노련한 미드필더 김상식의 마크에 고전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하지만 김신욱은 흔들리지 않았다. 슈팅 기회가 없었지만 조급하지 않았다. 김신욱은 단 한 번의 기회만 오면 된다고 마음속으로 되새기고 있었다. 그는 "타깃형 스트라이커들의 숙명이다. 경기가 잘 안 풀리다가도 한 골만 넣으면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된다. 전북전도 한 골만 넣으면 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김신욱은 냉정하게 기회만을 엿보고 있었다. 기다린 보람은 있었다. 후반 34분 전북이 이동국의 골이 오프사이드 선언이 되고 잠시 흔들리자 그 틈을 타 선제골을 넣었다. 군더더기 없는 슈팅과 골이었다. 김신욱은 김용태가 올려준 크로스를 문전에서 가슴으로 트래핑한 뒤 바로 슈팅으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 골키퍼가 반응할 틈도 없는 재빠른 슈팅이었다.
결국 김신욱의 말처럼 됐다. 이날 김신욱은 선제 결승골로 승리의 주역이 됐다. 득점을 터트린 후반 34분 전까지 완벽하게 틀어 막혔던 김신욱이지만, 그 이전의 내용은 말끔히 사라지고 결승골을 넣은 김신욱만이 남게 됐다.
울산을 우승 8부 능선으로 인도한 김신욱은 잠시 울산을 떠나 축구대표팀에 합류한다. 지난 7월 동아시안컵 이후 대표팀에 소집되지 않았던 김신욱은 자신이 한층 더 성장했음을 보여주려고 한다. 그는 "내 축구가 울산에서만이 아니라 대표팀에서도 통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당찬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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