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의 여배우를 '연기파 배우'로 바꿔놓은 김수현 작가의 자신감이 이번에도 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수현의 이번 카드는 이지아다. 9일 첫 방송된 '세번 결혼하는 여자'에서 이지아 역의 여배우가 확정되기까지 물망이 오른 여배우들이 공개되며 몸살을 앓기도 했지만 결국 김수현의 뮤즈는 이지아가 됐다.
이지아는 지난 2007년 '태왕사신기'에서 주인공 배용준의 상대 역으로 화려하게 등장하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이후 '베토벤 바이러스', '스타일', '아테나:전쟁의 여신' 등에 연속으로 주인공으로 출연하며 배우로서 입지를 다져갔다.

연예인으로서는 거의 유일하다 시피 사생활과 과거가 공개되지 않아 네티즌의 호기심을 샀던 그는 하지만 2011년 4월, 갑작스레 가수 서태지와의 과거 결혼과 이혼 내용이 보도됐고 그 과정에서 나이와 학력 등 프로필 논란까지로 번져 배우를 넘어 한 여자로서 치명타를 입는 듯 보였다. 앞서 남자 톱스타와의 스캔들이 있었기에 파장은 더 컸다.
과연 이지아가 떳떳이 대중 앞에 설 수 있을까가 주목되던 시기 이지아는 이른바 '강철 멘탈'의 모습으로 드라마 '나도 꽃'의 여주인공으로 나서 세간의 시선을 향해 정면 돌파를 꾀했다. 하지만 드라마는 큰 반향을 얻지 못했다. 이후 할리우드 진출 얘기도 있었고, 새로운 드라마에 들어간다는 소문도 있었다.
하지만 어쨌든 여배우로서 그녀의 재기를 바라는 사람도 늘어났다. 연예계에서 독특한 케이스의 여배우인 것은 분명하지만, 배우가 사생활 잡음을 이길 수 있는 방법은 단 하나다. 바로 본업, 배우로서 연기에 대한 능력이다. 그렇기에 이번 김수현 작가 작품의 출연은 의미가 있다. 배우가 연기하기 어렵고 까다로운 것으로 유명한 김수현 작가의 작품에서 그가 인정을 받는다면 배우로서 '공인'되는 것과 다름이 없다. 더욱이 제목조차 '세 번 결혼하는 여자'다.
물론 여기에는 김수현 작가의 취향, 혹은 자신감이 배경에 깔려져 있다. 김수현 작가는 물의를 빚거나 논란에 휩싸인 여배우를 기용해 성공시킨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 2004년 종군 위안부 파문으로 브라운관을 떠났던 이승연은 김수현의 '사랑과 야망'을 통해 배우 재기에 성공했다. 그는 김수현 작가가 자신의 '엄마'같다고 깊은 애정을 표현하기도 했다.
지난 1987년 가수 조영남과 이혼을 하고 의기소침했던 윤여정을 TV로 이끌어 준 이 역시 김수현 작가다. 윤여정은 '사랑과 야망', '사랑이 뭐길래', '목욕탕집 남자들' 등 김수현 작가의 작품이 줄줄이 출연하며 대표적인 '김수현 사단'의 배우가 됐다. 윤여정이 김수현 작가에 대해 갖고 있는 고마운 마음이 상당하다는 전언이다.
이 외에도 지난 2001년 매니저의 협박 및 동영상 사건으로 활동을 중단해야 했던 이태란은 '내 사랑 누굴까'를 통해 연기 잘 하는 배우로 다시금 브라운관에 돌아왔고, 이혼으로 사생활 부분에서 아픔을 겪은 신은경, 학력위조 파문에 휩싸였던 장미희도 김수현 작가의 드라마를 통해 기회를 얻었다. 남자배우로는 지난 2000년 커밍아웃을 해 활동의 위기를 겪었던 홍석천이 '완전한 사랑'에서 게이 역으로 출연하며 재기의 발판을 다졌고, 2002년 미성년자 성매매 사건(청소년 성보호법 위반 혐의)에 휘말린 이경영을 김수현 작가가 여러 차례 작품을 통해 복귀시키려고 시도한 것은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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