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스껫볼' 정동현 "모델출신 배우? 오히려 강점"[인터뷰]
OSEN 박현민 기자
발행 2013.11.10 15: 30

일제 강점기부터 광복기를 배경으로 격동의 근대사와 농구를 접목한 tvN 월화드라마 '빠스껫볼'은 독특한 소재와 '추노'로 잘 알려진 곽정환 PD의 신작이라는 점에서 방송 전부터 기대를 모았던 작품. 더불어 신인 연기자들이 주연급 캐릭터를 도맡은 점이 더욱 화제가 됐다.
특히 극중 최고의 농구스타 민치호 역으로 출연하는 정동현은 훤칠한 키와 세련된 마스크로 뭇 여성시청자들의 마음을 흔들리게 한 주목할 만한 신예다. 데뷔작부터 첫 주연을 꿰찬 것에 대해서 "마냥 좋지만은 않다"고 사뭇 진지한 모습을 내비친 정동현을 합정동 OSEN에서 마주앉아 인터뷰했다.
# 첫 연기+첫 주연…어색하고 불편

스타 PD로 손꼽히는 곽정환 PD의 새 작품 '빠스껫볼' 주연에 파격 발탁된 것만으로 정동현에 대한 관심은 급증했다. 연기 경험이 전무한 신인이라는 점은 그를 바라보는 시선을 기대반 우려반으로 나눴다.
"처음엔 꿈만 같았지만,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란 생각이 들었어요. 정동현이라는 배우의 연기를 처음으로 보여주는 건데, 잘하면 좋지만 그렇지 못하면 독이돼 다음 작품에서 발목을 잡진 않을까 하는 걱정. '양남의 검' 같아서 부담이 되죠."
촬영장 스태프와 선배 연기자들이 현장 분위기를 좋게 이끌었고, 정동현 역시 이런 분위기 속에서 나날이 성장했다. 극중 진지함 속 허당 매력이 돋보이는 연기도 어려움 없이 소화해 신인치고는 꽤 안정적인 연기를 선보였다. 칭찬의 말을 건넸더니, 손을 내젓는다.
"한참 부족하죠. 모니터를 하다보면 '내가 저기서 왜 그랬지' 싶기도 하고, 브라운관에 보이는 민치호가 영 어색하고 불편해요. 그래도 주변 지인들은 '캐릭터나 이미지가 실제와 비슷하다'고 연기가 자연스럽다고 하더라고요."
# 98kg→70kg, 28kg 감량…혹독하게 뺐다
신장 184cm에 몸무게는 70kg. 누구라도 부러워할 만한 정동현의 몸매는 타고난 게 아닌, 노력에 의한 성과물. 평소 식성이 남다른 그는 체중감량을 위해 철저한 플랜을 거쳐, 지금의 몸매로 거듭났다.
"군대에 있을 때는 체중이 98kg였어요. 전역 후 모델 일을 하기 위해 무려 28kg을 감량했죠. 일단 목표가 생기면 치밀해지는 편이에요. 일별 플랜을 세우고, 일주일을 정리해서 5일간 80%를 달성하지 못하면 주말을 반납했어요."
지금도 조금만 방심(?)하면 고무줄처럼 늘어나는 체중으로 인해 혹독한 관리의 끈을 놓지 않는다고. 그러다 아주 가끔은 욕심껏 음식물을 흡입, 주변인을 놀래키기도 한다.
"친구랑 둘이서 닭도리탕 대자를 먹고, 밥을 4개 볶아 먹고, 콜라를 4개 마시고…디저트로 팬케잌을 하나씩 먹고, 팥빙수를 먹었죠. 최근엔 강원도 원주에 있는 친구를 만나 제 매니저랑 셋이서 고기 10인분을 해치웠어요. 몸매 유지, 힘들겠죠?(웃음)"
# 모델 출신? 독(毒)보다 오히려 득(得)
농구를 곧잘 해야하는 역할이기에 농구 실력을 키우는 데 적잖은 시간을 투자한다. 또한 격한 식성을 억제하며, 몸매 관리에도 매일 신경을 쏟는다. 하지만 신인 연기자인 그에게 그 무엇보다 중요한 건 연기력일터. 시대적 상황에서 감정의 깊이를 표현해야 하는 민치호 역을 소화하기 위해선 뛰어난 연기력이 필수다.
"대본을 읽고 상상하며, 혼자 연습을 해요. 근데 촬영장에 가면 외적인 상황들이 겹쳐서 몰입에 어려움이 많죠. 신영(이엘리야)에게 우산을 씌워주던 장면에선 우산을 든 각도, 조명, 게다가 자꾸만 튀는 빗물…집중이 흐트러졌어요. 아직 더 많이 배워야 할 것 같아요."
외모에서 풍겨지는 이미지에서 읽혀지듯, 그는 모델 출신의 배우다. 지난 2012년 모델계 입문해 다수의 패션지 화보와 런웨이를 섭렵하며 유망주로 꼽혔다. 그러던 중 '빠스껫볼'을 만나 연기자로 전향한 것. 여느 '모델 출신' 배우들이 그러했듯 정동현 역시 이 수식어를 뗄 순 없다.
"'모델 출신'이라는 걸 나쁘게 생각지 않아요. 오히려 신인 배우지만, 모델로 활동했던 경력이 강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누군가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여러 선입견을 깨고 좋은 배우가 되고 싶어요."
정동현이 나아가기로 결심한 배우의 길에, '모델 출신'이라는 건 독보다는 득으로 작용할 듯 했다. 그는 이 꼬리표를 멋진 수식어로 승화시킬 욕심을 내비쳤다.
"하나에 국한되지 않을 겁니다. 모델 출신이라는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안은 채, 망기지는 연기, 진지한 연기, 정극도 코미디도 넘나들며 모두 다 해볼게요. '저 배우가 저런 걸 해도 어울리네'라는 말을 들을 수 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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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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