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 순간마다 끈질긴 저력을 과시한 대한항공이 아가메즈라는 걸출한 공격수가 버틴 현대캐피탈을 꺾고 올 시즌 홈 개막전에서 기분 좋은 승리를 거뒀다.
대한항공은 10일 인천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13-2014 NH농협 V-리그’ 남자부 현대캐피탈과의 경기에서 외국인 선수 마이클 산체스를 비롯, 주축 선수들이 고른 활약을 펼치며 3-1(26-24 21-25 25-23 25-22)로 이겼다. 개막전 패배 후 2연승을 달린 대한항공(승점 7점)은 현대캐피탈(승점 6점)을 제치고 리그 선두로 올라섰다. 현대캐피탈은 시즌 첫 패배를 당했다.
1세트부터 듀스 접전이 벌어졌다. 대한항공이 마이클과 신영수, 곽승석이 고르게 점수를 따내자 현대캐피탈은 아가메즈의 폭발력을 앞세워 따라붙었다. 후반 판도는 요동쳤다. 현대캐피탈은 17-19에서 윤봉우의 속공, 임동규의 블로킹, 그리고 아가메즈의 공격으로 연속 3득점하며 경기를 뒤집었으나 대한항공의 추격도 만만치 않았다.

대한항공은 23-24에서 마이클의 공격 득점으로 듀스를 만들었고 이후 아가메즈의 공격 범실로 리드를 잡았다. 기세를 탄 대한항공은 25-24에서 윤봉우의 속공이 비디오판독 끝에 아웃으로 결정되며 1세트를 따냈다.
2세트는 대한항공이 6-3으로 앞서가며 초반 기선을 잡았으나 역시 현대캐피탈은 아가메즈의 위력적인 공격과 송준호의 지원 사격을 앞세워 치열한 경기를 펼쳤다. 현대캐피탈은 13-12에서 아가메즈의 블로킹과 오픈 공격, 그리고 최민호의 속공이 연달아 터지며 17-13까지 앞서가며 흐름을 가져왔다. 현대캐피탈은 대한항공의 추격에 시달렸으나 22-21에서 아가메즈가 천금 같은 밀어넣기 득점과 서브 득점을 연달아 터뜨리는 괴력을 발휘하며 세트를 마무리했다.
3세트에서는 대한항공의 반격이 이어졌다. 대한항공은 13-14로 뒤진 상황에서 신영수의 연속 득점, 송준호의 공격 범실, 그리고 곽승석의 블로킹을 묶어 17-14로 경기를 뒤집었다. 분위기를 완전히 가져온 대한항공은 22-19에서 마이클의 서브 득점까지 터지며 사실상 쐐기를 박은 끝에 25-23으로 이겼다.
4세트에서도 접전은 이어졌다. 양팀이 주거니 받거니하며 19-19까지 팽팽히 맞섰다. 뒷심은 대한항공이 위였다. 19-19에서 신영수의 공격득점으로 20점 고지를 먼저 밟은 대한항공은 임동규의 중앙선 침범 범실로 2점차 리드를 잡았다. 이후 대한항공은 아가메즈의 서브 범실로 23-21까지 앞서 갔고 마이클과 곽승석의 공격이 터지며 승부를 마무리했다.
현대캐피탈의 새 외국인 공격수 리버맨 아가메즈는 분전했다. 홀로 46점(공격 성공률 63.49%)을 올렸고 트리플크라운에는 서브 득점 하나가 모자랐다. 하지만 대한항공은 삼각편대가 결정적인 순간 고르게 활약하며 아가메즈의 영향력을 이겨냈다. 마이클이 서브 에이스 3개를 포함해 30점(공격 성공률 54%)을 올린 것을 비롯, 반대편의 신영수(17점)와 곽승석(10점)도 자기 몫을 했다. 반면 현대캐피탈은 아가메즈가 분전했음에도 불구하고 29개의 범실을 저지르며 올 시즌 첫 패배의 쓴맛을 봤다.
skullboy@osen.co.kr
인천=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