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예능프로그램 ‘개그콘서트’가 새 코너 ‘누려’를 선보였다. 최근 선보인 ‘소름’ ‘견뎌’ ‘남자뉴스’가 맥을 추지 못하고 폐지된 가운데, 박지선과 이희경이 의기투합한 ‘누려’가 롱런의 기쁨을 누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지난 10일 오후 방송된 '개그콘서트'에는 박지선과 이희경의 능청스러운 연기가 돋보인 ‘누려’가 공개됐다. 고부지간으로 등장한 두 사람은 운영하던 숯불갈비집이 대박나 100개가 넘는 프랜차이즈 회장이 된 졸부 콘셉트로 등장, 우아한 말투를 사용하며 상류생활의 여유를 누리려고 하지만 몸에 벤 습관이 시도 때도 없이 튀어나와 웃음을 자아냈다.
이날 고급레스토랑을 방문한 박지선은 이희경에게 “어머님은 제 삶의 멘토세요”라며 두 사람이 순식간에 벼락부자가 되었음을 밝혔다. 그러나 이희경은 “아가 웃지 마라. 나보다 더 늙어보이잖니. 누가 우리를 고부지간으로 보겠어”라고 우아하게 독설을 가했다.

이어 박지선의 손을 따듯하게 잡은 이희경은 “아가 숯불 향은 잊어. 고기 뒤집던 것도 잊어. 우리 삶이 그렇게 뒤집혀졌어”라며 “우리는 이제 부자야. 이 부를 누려”라고 우아하게 조언했다. 그러나 주문 벨이 울리자, 두 사람은 “네 가요”라고 답하며 벌떡 일어서 웃음을 자아냈다. 몸이 벨소리를 기억하고 얼굴이 고생을 기억하고 있던 것. 두 사람은 또다시 부를 누릴 것을 다짐했지만, ‘주문’을 받으러 왔다는 웨이터에게 호객행위까지 해 관객을 폭소케했다.
이어 레스토랑에서 왕갈비를 주문한 두 사람. 웨이터가 이 곳은 코스요리와 스테이크만 취급한다고 설명하자, 이희경은 “스테이크로 3인분 같은 2인분을 달라”고 주문했다. 이희경은 그릇에 담겨 나온 스테이크를 고급스럽게 먹기 위해 갈비를 자르듯, 가위로 자르기 시작해 웃음을 자아냈다. 특히 며느리 박지선에게 ‘우아함’을 강조하며 목장갑을 건네는 장면이 압권.
마지막으로 박지선은 계산을 위해 허리에 차고 있던 작은 가방을 공개, 돈다발을 꺼내 냄새를 맡기 시작했다. 이에 이희경은 박지선의 손을 맞잡고 허리를 뒤로 젖히며 “이 부를 누려”라고 외쳐 웃음을 자아냈다.
이렇게 ‘누려’는 갑작스럽게 돈을 번 탓에 과시욕은 넘치지만, 행동은 그에 걸맞지 못한 사람들의 모습을 풍자하며 웃음을 자아냈다. 한편으로는 말과 행동이 다른 사람들을 풍자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여기에 이희경과 박지선이 허리를 뒤로 젖히며 반복적으로 내뱉는 “누려”는 묘한 중독성이 있어, 또다른 유행어 등극을 예고했다.
박지선과 이희경의 찰떡호흡에 인상적인 콘셉트로 눈길을 사로잡은 '누려'. 따라하기 쉬운 동작과 멘트로 롱런의 기쁨을 누릴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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