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왕가네', 재미와 막장 사이 '아슬아슬 줄타기'
OSEN 박정선 기자
발행 2013.11.11 07: 25

KBS 2TV 주말드라마 '왕가네 식구들'의 이야기가 점차 극단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시청자들의 눈쌀을 찌푸리게 만드는 전개는 재미와 막장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줄타기하는 모습이다.
지난 10일 오후 방송된 '왕가네 식구들'에서는 결혼 전 만났던 연인과 거리낌없이 은밀한 행동을 일삼는 수박(오현경 분)의 모습과 아이들을 데리고 집을 나간 호박(이태란 분), 호박을 찾아나서는 불륜 남편 세달(오만석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방송에서 호박은 아이들을 데리고 집을 나갔다. 세달이 호박의 애원에도 불륜을 멈추지 않기에 내린 결정이었다. 그러나 세달은 미란(김윤경 분)과의 만남을 그만두는 것이 아니라 호박에게 끊임없이 연락을 취하며 그를 귀찮게 했다.

불쌍한 여인 호박에게도 아름다웠던 날들은 있었다. 그러나 세달은 변했다. 돈을 좇아 미란의 말이라면 죽는 시늉까지 할 수 있는 속물이 됐다. 그럼에도 호박은 모든 일의 원인을 자신에게 돌렸다. 끊임없이 자신의 탓했다. 호박의 모습에서 시청자들은 동정보다 큰 분노를 느껴야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안하무인 철없는 남편 세달의 행동들은 더욱 심해져만 갔다.
그리고 세달보다 더한 수박이 등장했다. 수박은 사랑 아닌 돈으로 결혼한 민중(조성하 분)을 구박한 것도 모자라, 전 남자친구의 회사에 취직해 은밀한 관계를 즐겼다. 회식 자리에서 애교를 부리고 춤을 추고, 자신에게 스킨십을 하는 전 남자친구를 가볍게 받아들였다. 이러한 행동을 일삼는 수박에게서는 죄책감이란 없었다.
수박은 회식 후 전 남자친구의 차로 귀가했다. 그리고 늦은 밤까지 오지 않는 아내를 기다리던 민중과 마주쳤다. 민중을 보자마자 수박의 표정에서는 짜증의 감정만이 가득찼다. 그럼에도 민중은 장모 앙금(김해숙 분)이 아이를 돌보다 화를 내자 그 아이를 안고 수박을 기다렸다. 마지막까지 수박은 "당신이 무슨 마누라냐"며 큰소리를 쳤다.
'왕가네 식구들'의 갈등은 다소 감당하기 힘들만큼 극단적이다. 이들의 행동에 설득력은 찾아보기 힘들며 시청자들로 하여금 탄식을 자아낸다. 이러한 전개는 날이 갈수록 점입가경, 설상가상으로 흘러가 더욱 원성을 사고 있다.
분명한 것은 이러한 전개는 등장인물들의 변화를 위한 전초전이라는 사실이다. 수박이 더욱 뻔뻔하고 철없는 행동을 할수록, 세달이 호박을 무시하고 안하무인격의 불륜을 저지를수록 이후 등장할 이야기 반전은 힘을 얻는다. 일종의 시청자들이 벌이는 후련한 복수극인 셈이다.
그러나 이를 모두 감안한다 하더라도 '왕가네 식구들'의 극단적 이야기가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한다는 것 또한 부정할 수 없다. '해도 해도 너무하다'는 원성을 듣고 있는 이 드라마가 분위기 반전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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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가네 식구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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