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명예회복을 노리는 SK가 차분히 내년 전력을 구상하고 있다. 마무리캠프에서 부족한 부분을 채워가고 있는 가운데 팀 전력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외국인 선수 구성도 관심사다. 외국인 보유 한도가 1명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전략을 잘 짜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프로야구에서 외국인 선수의 중요성은 이루 말할 필요가 없다. 외국인 선수의 성적에 따라 팀 성적이 확 달라지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좋은 외국인 선수를 구하려는 노력이 지금 이 순간에도 이어지고 있는 이유다. 여기에 내년에는 외국인 선수 보유 한도가 1명 더 늘어날 것이 확실시된다. 외국인 선수들의 팀 내 비중은 더 높아질 공산이 크다.
SK는 2013년 외국인 선수 선발에서 비교적 선방했던 팀으로 손꼽힌다. 두 왼손 투수가 선전했다. 크리스 세든은 30경기에서 187⅓이닝을 던지며 14승6패 평균자책점 2.98을 기록했다.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 후보에도 올랐다. 조조 레이예스는 30경기에서 8승13패 평균자책점 4.84의 성적이었다. 기복이 심한 모습을 보여주며 시즌 초반의 기세를 이어가지는 못했으나 선발 로테이션을 지켰다. 한동안 외인 농사가 흉작을 거듭했던 SK의 사정을 감안하면 나쁜 수준이 아니었다.

때문에 SK의 외국인 선수 전략은 일단 ‘지키기’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최고의 활약을 벌인 세든은 물론 레이예스도 재계약 대상자에 올라있다. SK의 한 관계자는 “한국에서 통할만한 외국인 투수를 찾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세든은 물론 레이예스만한 선수를 다시 데려올 수 있다고 장담할 수 없다”고 팀 내 분위기를 설명했다. 왼손이라는 희소성을 감안하면 가치는 더 크다. 1년이라는 시간을 한국에서 지낸 만큼 더 좋은 활약이 기대되는 측면도 있다.
가고시마 마무리캠프를 지휘하고 있는 이만수 SK 감독도 “외국인 선발은 구단에서 결정할 일이다”라고 조심스러워하면서도 “감독으로서는 세든과 레이예스가 그대로 갔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두 선수와의 재계약을 희망했다. 구단이 재계약 의사를 밝히고 있는 만큼 관건은 두 선수의 의지에 달렸다. 메이저리그(MLB) 경력이 있는 선수들이라 미국에서 제의가 올 경우 SK로서는 지키기 쉽지 않은 상황이 될 수 있다. 다만 아직 그런 정황은 포착되지 않고 있다.
동일 포지션 선발을 제한할 것으로 보이는 새 외국인 규정상 1명은 야수다. SK도 이에 대한 대비에 들어갔다. 일단 힘 있는 우타 4번 타자감에 대한 관심이 높다. 김상현 이재원이 있지만 박정권과 한동민이 버티는 좌타 라인에 비해서는 힘이 떨어졌던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물론 사정은 당시보다 어렵지만 2002년 SK에서 뛰었던 호세 페르난데스와의 같은 선수가 가세한다면 중심타선에서 최정 박정권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
김강민 박재상 조동화 한동민 이명기가 버티는 외야는 사실상 포화상태고 내야도 정근우가 빠져 나가지 않는다면 주전의 면모는 건재한 SK다. 수비를 생각하기보다는 타격 자체에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팀 안팎의 시선이다. 다만 정근우의 거취가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여 이 문제가 일단락된 후 본격적인 움직임이 포착될 것으로 보인다. 정근우가 빠져 나가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벌어질 경우 내야수 보강이 절대 과제로 떠오를 SK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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