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으로 1년을 날리며 잠시 시선에서 멀어졌던 이학주(23, 탬파베이 레이스)의 이름이 다시 조명받고 있다. 여전히 차세대 유격수라는 꼬리표가 붙어 있는 가운데 긍정적인 시선이 주류다.
한국인 첫 유격수 메이저리거를 꿈꾸는 이학주는 올해 부상에 좌절했다. 시즌 전까지만 해도 전망은 매우 밝았다. 탬파베이의 차세대 유격수로 연내 메이저리그(MLB) 데뷔가 가능할 것이라는 예상이 판을 쳤다. 그러나 4월 20일 경기 도중 왼쪽 무릎 부상을 당했다. ‘시즌 아웃’이라는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이 전해졌다. 결국 한 시즌을 꼬박 재활에 허비해야 했다. 이학주 자신에게나, 팀에나 낭패였다.
다행히 재활 과정은 순조롭다는 소식이다. 현지 언론에서도 내년 전망을 논하면서 이학주의 이름을 여전히 높은 순위에 올려두고 있다. 재활 과정에 대한 구단의 기대감도 크다. 지역지인 탬파베이 타임스는 지난달 말 이학주의 소식을 전하면서 “구단에서는 이학주의 재활에 대해 매우 고무적인 시선을 드러내고 있다”고 전했다. 이를 시작으로 현지 언론과 매체에서는 다시 이학주의 이름을 거론하고 있다.

탬파베이는 올 시즌 종료 후 팀의 내야수들인 유넬 에스코바르와 벤 조브리스트에 걸려 있던 옵션 계약을 행사했다. 두 선수를 일단 신임한 셈이다. 특히 이적이 거론됐던 에스코바르와의 계약은 이학주에게는 그다지 좋지 않은 소식이다. 하지만 차세대 유격수로서의 가치는 유효하다. 재활을 착실히 마치고 돌아온다면 늦어도 2015년 시작과 함께 MLB 무대에 데뷔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스포츠일러스트레이드(SI) 산하 탬파베이 매체인 ‘레이스 컬러 글래시스’는 팀의 유격수 전망을 점치면서 에스코바르에 이어 이학주의 이름을 두 번째로 거론했다. 이 매체는 이학주에 대해 “에스코바르의 가장 유력한 대체자”로 단언하면서 “타격은 문제가 있지만 뛰어난 수비와 주루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라고 했다. 이어 “현재는 에스코바르가 명백한 팀의 주전 유격수지만 이학주는 완벽한 몸 상태를 되찾는 시간, 그리고 2015년 빅 리그에서의 몫을 위해 경쟁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드러냈다.
에스코바르가 계약 연장에 성공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팀 안팎에서 그를 보는 시선은 못미덥다. 이학주로서는 부상으로 MLB 데뷔가 1년 늦어진 셈이 됐지만 그 사이 밀려나지 않았다는 점은 분명 긍정적이다. 재활을 마치고 순조로운 회복 추세를 보인다면 2014년 내 MLB 데뷔도 가능성이 있다. 이학주를 비롯, 추신수의 성공 신화를 이으려는 젊은 마이너리거들의 내년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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