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종호의 룩 패스] 김신욱, 홍명보호 활약에 필요한 두 가지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3.11.11 07: 57

김신욱(25, 울산 현대)이 3개월여 만에 홍명보호에 합류한다. 김신욱은 아직 주인을 찾지 못한 홍명보호의 원톱을 차지하기 위한 두 차례의 점검을 받을 예정이다. 쉬운 점검은 아니다. 스위스와 15일 홈에서 경기를 한 후 19일은 아랍에미리트서 러시아와 평가전을 갖는다. 스위스와 러시아 모두 유럽의 강호로 김신욱이 세계 무대에 통할 수 있을지 여부를 확실하게 체크할 수 있다.
김신욱의 득점 능력은 기록이 입증한다. 김신욱은 K리그 클래식에서 34경기에 출전해 19골을 넣고 있다. K리그 클래식 득점 랭킹 선두다. 특히 상·하위 그룹으로 스플릿 된 이후에는 K리그 클래식 상위권팀들의 철벽 수비를 상대로 득점포를 가동하고 있다. 강한 상대의 수비진을 뚫고 득점을 하는 김신욱의 활약에 홍명보 감독도 뽑지 않을 수가 없을 정도였다. 김신욱의 활약에 울산은 리그 선두를 달리며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점쳐지고 있다.
하지만 울산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고 대표팀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인다는 확신은 없다. 대표팀과 울산에서의 김신욱이 차지하는 비중이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대표팀은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들 중 가장 뛰어난 선수들만 모인 곳이다. 울산이 김신욱을 중심으로 전술을 구성해 운영되는 것과 달리 대표팀은 짜여진 전술에 선수들이 맞춰야 한다. 그만큼 김신욱의 노력이 필요하다.

▲ 스스로 템포 끌어 올려야 한다
울산의 경기 운영 템포는 다른 상위권 팀에 비교하면 느린 편에 속한다. 굳이 빠른 공격 전개를 하지 않아도 김신욱이라는 걸출한 타깃이 있는 만큼 빠르게 나설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빠른 경기 운영을 할 경우에는 역습을 쉽게 허용하는 등 약한 모습을 보인다. 그러나 김신욱을 겨냥한 긴 패스 위주로 경기를 운영할 경우 역습을 허용하는 위험도는 떨어진다. 울산으로서는 김신욱에게 공을 연결만 하면 되니 굳이 빠른 운영을 할 필요가 없다.
대표팀은 다르다. 김신욱을 중심으로 한 전술이 아니다. 어디까지나 김신욱은 대표팀의 일원이다. 김신욱이 대표팀에 특화된 움직임을 선보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울산에 적응된 템포를 끌어 올려야 한다. 울산처럼 정확한 크로스만 올라오는 것이 아니다. 정확도는 떨어지지만 빠른 크로스가 대부분인 만큼 적응을 해야 한다. 또한 자신이 중심이 되지 않는 만큼 동료를 위하는 플레이를 더욱 펼쳐야 한다. 물론 자신감은 있다. 김신욱은 최근 개인 훈련을 통해 또 한 번 성장했다. 최근 경기서는 전에 볼 수 없었던 빠른 볼 처리 능력과 함께 재빠른 판단 능력으로 감탄사를 자아내고 있다.
▲ 높이에 대한 의존 버려라
김신욱의 변화만이 능사는 아니다. 동료 선수들의 사고 방식의 변화도 절실하다. 홍명보 감독은 지난 7월 동아시안컵 이후 김신욱을 차출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선수들이 지시와 다르게 긴 패스로 김신욱을 노린다"고 말했다. 김신욱과 함께 뛰는 선수들이 김신욱이 투입될 경우 그 전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며 긴 패스 위주로 경기를 운영한다는 것이었다. 부임 초기 선수들을 점검할 필요성이 있는 홍명보 감독은 그동안 김신욱을 배제한 채 평가전을 소화했다.
이제는 다르다. 그동안 홍명보호는 많은 공격수를 점검했지만, 대표팀의 원톱을 책임질 선수를 발굴하지 못했다. 결국 남은 건 김신욱 카드다. 하지만 '높이'라는 옵션을 갖춘 조커가 아니다. 김신욱은 선발을 책임질 선수로서 테스트를 받을 예정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른 동료들이 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김신욱은 자신이 높이만 있는 공격수가 아니라는 것을 최근 경기를 통해 입증했다. 개인 트레이너를 고용해 훈련할 정도로 노력한 김신욱의 땀이 인정을 받기 위해서는 동료들이 김신욱의 '높이'를 의존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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