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협상‘ 이종욱, “톱타자 대우 받고파”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3.11.11 14: 45

“그동안 거포들이 좋은 대우를 받다가 이제는 테이블세터 요원들도 대우를 받기 시작했다. 나도 1번 타자로서 합당한 대우를 받고 싶다”.
첫 협상 테이블인 만큼 금액 등이 구체적으로 나오지는 않았다. 서로의 의중을 확인하는 탐색전 단계. 두산 베어스의 공격 첨병으로 맹활약을 펼쳤던 ‘종박’ 이종욱(33)이 첫 프리에이전트(FA) 협상 후 소감과 자신의 바람을 이야기했다.
2003년 현대에 입단했으나 상무 복무 후 곧바로 방출, 은퇴 위기를 맞았으나 친구 손시헌의 권유 덕택에 두산 유니폼을 입은 이종욱은 이후 팀에 없어서는 안 되는 테이블세터로 활약하며 두산을 포스트시즌 컨텐더로 이끌었다. 이종욱은 두산에서의 통산 8시즌 동안 913경기 2할9푼3리 19홈런 314타점 283도루를 기록하며 맹활약했고 올 시즌에도 110경기 3할7리 6홈런 52타점 30도루로 두산 공격 선봉장이었다.

대졸 FA 선수로서 8시즌 만에 자격을 취득한 이종욱은 11일 잠실구장 내 구단 사무실에서 첫 협상을 가졌다. “한 시간 정도 구단 관계자와 이야기를 나눴다. 금액 이야기는 나오지 않았고 그동안 두산에서 내가 했던 야구를 이야기하고 서로 ‘남고 싶다’, ‘남아줬으면 좋겠다’라는 이야기를 나눴다”라고 밝힌 이종욱이다.
지난 2년 간 FA 시장에서 득점 찬스를 만드는 테이블세터 요원의 가치도 부쩍 올라갔다. 동기생이자 2년 전 FA 자격을 취득한 이택근은 4년 50억원에 넥센과 도장, 친정 히어로즈로 둥지를 틀었다. 롯데 공격을 이끌던 김주찬은 지난 시즌 후 KIA와 4년 50억원에 사인했다. NC의 가세로 FA 시장이 커지면서 슬러거에 비해 대우를 받지 못하던 테이블세터 요원들도 대박 전례를 연이어 보여주고 있다.
“생각해보면 테이블세터 요원들이 팀 득점을 위해 고생하는 부분이 많다. 치고 달리고 뛰면서 체력 소모도 큰 부분이다. 최근 들어서는 택근이와 주찬이가 그 공헌도를 인정받고 좋은 계약을 맺고 있다. 금액을 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지만 나도 톱타자로서 좋은 대우를 받고 싶다”.
이번에는 SK에서 FA 자격을 얻은 정근우와 원 소속팀 KIA 부동의 톱타자로 활약하던 이용규가 시장에 나왔다. 시장에서 톱타자 요원이 중첩되는 상황. 그와 관련해 이종욱은 “근우나 용규와 역할이 겹친다고 시장 가격이 하향평준화되지는 않을 것 같다”라고 솔직하게 자신의 생각을 털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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