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스타즈, 박정은 은퇴하던 날 삼성생명 꺾고 첫승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3.11.11 20: 51

박정은(36) 용인 삼성생명 코치가 공식 은퇴와 함께 코치로 새출발하던 잔칫날, 청주 KB스타즈가 제대로 재를 뿌렸다.
11일 오후 삼성생명과 KB스타즈와의 우리은행 2013-2014 여자프로농구 경기가 열린 용인체육관. 경기에 앞서 삼성생명 유니폼을 입고 한시대를 풍미한 박정은 코치의 은퇴식이 열렸다. 19년 현역 생활에 마침표를 찍은 박정은에게 코치로서 첫 공식 경기이자 삼성생명의 올 시즌 시작을 알리는 홈개막전이었다.
기대가 컸던 탓일까. 부담이 있었던 탓일까. 삼성생명은 경기 초반부터 끝까지 본연의 경기를 펼치지 못했다. 결국 KB스타즈가 삼성생명을 86-69로 크게 물리치고 시즌 첫 경기를 마수걸이 승리로 장식했다.

KB스타즈의 모니크 커리가 20점 9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승리를 이끌었고, 변연하(18점), 강아정(14점), 홍아란(11점)도 승리에 힘을 보탰다.
삼성생명의 출발은 좋지 않았다. 1쿼터 5분까지 단 2득점에 그친 반면 커리, 변연하, 홍아란, 정미란에게 연속 득점을 내주며 2-16으로 크게 리드를 허용했다.
한 번 타오른 KB스타즈의 기세는 좀체 가시지 않았다. 커리의 자유투와 강아정의 3점포 등을 더해 멀찌감치 달아났다. 1쿼터 무려 28-8로 앞서며 기선을 제압했다.
2쿼터 3분께 고아라의 3점포로 추격에 시동을 건 삼성생명은 전반 40여 초를 앞두고 박태은의 3점포와 종료 직전 고아라의 골밑 슛으로 30-40으로 바짝 추격했다.
그러나 KB스타즈는 후반 들어 공격의 고삐를 더욱 당겼다. 변연하, 홍아란, 강아정 등을 주축으로 번갈아 득점에 가담하며 삼성생명의 추격의지를 꺾었다. 3쿼터가 종료됐을 때 KB스타즈가 67-50으로 크게 앞서며 승기를 잡았다.
4쿼터 들어서도 흐름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KB스타즈는 커리를 필두로 홍아란과 강아정이 꾸준히 득점에 가세하며 삼성생명의 추격에 찬물을 끼얹었다. 종료 3분 전 82-58로 달아나며 승부의 쐐기를 박은 KB스타즈는 여유있게 대승의 마침표를 찍었다.
한편 박정은 코치는 이날 공식 은퇴식을 통해 정든 농구화를 벗었다. 삼성생명은 이날 박정은의 현역시절을 담은 영상을 상영하는 한편 그의 선수시절 배번이었던 11번을 영구결번으로 선포하며 레전드의 뒤안길을 쓸쓸하지 않게 했다.
WKBL 최경한 총재 및 박근희 부회장도 경기장을 찾아 박정은에게 공로패, 삼성생명 코치 임명장과 함께 황금 거북이와 황금 열쇠를 수여했다. 한선교 KBL 총재도 꽃다발로 그의 은퇴식을 기렸다. 삼성생명 선수단도 특별한 선물을 준비했다. 박정은의 대형 사진이 들어간 액자를 선물하며 선수로서 그의 마지막 길을 함께 했다. 팀은 패했지만 코치로 새출발을 하는 박정은 본인에겐 충분히 특별하고 아름다운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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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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