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승 이루게 해준 선수들에게 고맙다."
청주 KB스타즈는 11일 오후 용인체육관서 열린 우리은행 2013-2014 여자프로농구 원정 경기서 용인 삼성생명을 86-69로 완파하고 시즌 첫 경기를 마수걸이 승리로 장식했다.
이날 경기에 앞서 삼성생명 유니폼을 입고 한시대를 풍미한 박정은(36) 삼성생명 코치의 은퇴식이 열렸다. 19년 현역 생활에 마침표를 찍은 박정은. 코치로서 첫 공식 경기였다. 더불어 삼성생명의 올 시즌 시작을 알리는 홈개막전이었다.

상대의 홈개막전, 그리고 레전드의 은퇴식이 열린 잔칫날 제대로 재를 뿌렸다. 하지만 그만큼 승리가 간절했다. 이유는 있었다. 서동철 KB스타즈 감독은 "지난 시즌 1승하기가 힘들다고 말했는데 선수들이 땀을 흘린 만큼 보여준 게 있어 고맙게 생각한다. 1승을 드디어 하게 돼 고맙다"고 소감을 밝혔다. 서 감독은 지난 2월 지휘봉을 잡았지만 승리를 따내지 못한 채 시즌을 끝마쳤다. 올 시즌 첫 경기서 마수걸이 승리를 따냈으니 이보다 더 좋은 그림이 없을 터.
서 감독은 "작은 선수들로 스타팅 라인업을 내세웠는데 수비를 타이트하게 하기 위해 그랬다. 여름 내내 고생을 했기 때문에 믿고 내보냈다"며 "외국인 선수들이 작아 수비를 타이트하게 해달라고 요구했는데 오늘 정말 잘해줘서 만족스럽다. 상대가 어떻게 나올지 걱정했는데 우리에게 흐름이 먼저 찾아왔다"고 승인을 밝혔다.
하지만 아쉬운 마음도 내비쳤다. 서 감독은 "홍아란과 심성영에게 빠른 농구를 강조했는데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 전체적으로 빠른 농구를 하고 싶은데 아직 만족스럽진 않다"며 "빠른 것과 서두르는 건 차이가 있는데 아직은 서두르는 감이 있다. 공수전환이 더 빠르게 원할하게 됐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나타냈다.
서 감독은 이어 지난 시즌과 비교해 달라진 점으로 "지난 시즌 경기를 많이 봤는데 세트오펜스가 많았다. 나는 그것 보단 트랜지션에서 얼리오펜스를 주문했다. 변연하와 강아정을 살려주는 스크린 플레이를 많이 하다가 다른 스타일로 농구를 하고 있다. 그런 부분에서 달라진 것 같다"며 "선수들에게 변화를 바랐던 건 신장하곤 별개로 리바운드에 대한 열정이었다. 그런 면에서 특히 김수연을 칭찬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서 감독은 "모든 선수들에게 기회를 다주긴 힘들지만 그렇게 하려고 계획하고 있다. 합심해서 경기를 이기는 모습이 자주 나왔으면 좋겠다"고 장밋빛 미래를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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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