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게임산업은 뛰어난 컨텐츠의 생산지이지만 이러한 규제들은 외국계 기업의 지속적인 투자가 어려워 지는 것은 물론 한국 기업들에 더 발전 및 수출 할 수 있는 길을 가로막고 있다"(마이크 모하임 블리자드 대표).
"1990년대 대본소를 중심으로 성장을 거듭하던 만화산업의 몰락을 잊으셨습니까. 게임 역시 그릇된 규제로는 앞으로 미래를 장담할 수 없습니다".(한국 게임업계 관계자).
온라인게임과 e스포츠종주국으로 세계 게임시장을 호령하고 있는 한국게임업계가 큰 위기에 봉착해 있다. 단어만 들어도 무서운 마약, 알코올, 도박을 게임산업을 동급으로 취급하는 '4대 중독법'을 정부와 여당 일부가 국회에서 발의한 사안이 일파만파 커지면서 전세계 게임업계와 유저들이 한국의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신의진법이라고도 불리는 '게임중독법'에 반발이 커지자 '중독 예방 관리 및 치료를 위한 법률'을 발의한 신의진 의원이 "게임산업을 규제하기 위한 법률이 아니라 게임을 더 건전하게 밝게 하기 위한 문제다. 너무 몰입하는 분들에 대해서는 예방이 필요하지 않냐는 취지일 뿐"이라고 해명에 나섰지만 개인의 선택을 규제하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9일(한국시간)부터 10일까지 양일간 열린 블리즈컨의 경우 미화 175달러(한화 18만7600원)이라는 높은 금액에도 불구하고 2만 5000장의 표가 모두 매진이 됐다. 전세계 최대 게임 축제 중 하나인 블리즈컨을 보기 위해서 직장까지 휴가를 내고 오는 20대에서 30대 성인을 찾기 쉬울 정도였다. 대부분 4년제 대학교 졸업에 버젓한 직장까지 있는 관람객들이 졸지에 '게임 중독자'로 취급 받을 지경이다. 블리즈컨을 보러온 외국 게임팬들도 한국의 '게임중독법' 사태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문화를 중독이라고 하는 자체가 넌센스다. 주장하는 쪽 얘기는 규제가 아니라고 하는데 모순이 아닐 수 없다. 세계 게임시장을 선도하는 국가인 한국에서 이런 주장이 나왔다는 사실이 믿겨지지 않는다".(브라이언 웰스, 28).
"한국 온라인게임을 즐겨서 하는 편인데 정말 안타깝다. 마약하고 게임하고 똑같이 해악이라는 발상이 너무 재미있다. 일을 열심히 하는 것도 중독인데 그런것도 규제해야 하는 것 아닌가. 문화적인 요소를 개인에게 규제하는 것도 이해가 안되지만 담배보다 해롭다는 것에는 절대로 동의할 수 없다"(저스틴 홍, 26).
일반 유저들 뿐만 아니라 외국 게임업계에서도 한국의 게임중독법 사태와 관련해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미성년자에 관련해서 도입되는 ‘자녀 보호 시스템’ 같은 셧다운제와 '게임중독법'은 차원이 다르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마이크 모하임 블리자드 대표는 "외국계 게임 회사를 운영하는 사람으로서 한국은 가장 사업을 하기 어려운 곳 중 하나"라면서 "외국 기업은 선택이 가능하다"라고 말해 게임 중독법으로 인해 최악의 경우는 한국지역 사업 철수의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모하임 블리자드 대표는 "부모와 자식이 같은 게임을 즐기면서 소통하는 등 게임으로 서로 다른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등 순기능이 있는데 이를 악으로만 규정하는 것은 동의하기 어려운 일이다. 게임 업계는 긍정적인 업계임에도 불구하고 규제만 하는 것이 오히려 더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게임업계에 대한 강도높은 규제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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