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의 내부 FA 협상에 난기류가 흐르고 있다. 어쩌면 예상된 일일지도 모른다.
한화는 우선협상 기간 이틀째가 된 지난 11일 내부 FA 투수 박정진(37) 내야수 이대수(32) 한상훈(33)과 첫 협상을 가졌다. 그러나 이렇다 할 진전 없이 서로의 견해차만 확인했다. 외부 FA 2명 영입을 선언한 한화이지만 정작 내부 FA 잔류가 생각처럼 쉽지 않아 보인다.
한화 구단은 "조건이 맞아야 계약이 가능하다. 시장 가치에 맞게 계약이 이뤄질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러나 선수들은 그동안 고생한 것에 대한 보상 받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게 당연하다. 첫 협상에서 한화 구단은 각 선수마다 2년에서 3년 계약에 옵션을 추가로 제시했지만 선수들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했다. 선수들이 기대한 액수와 조건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가 이처럼 철저하게 시장가치를 논하는 데에는 크게 두 가지 이유를 들 수 있다. 지난 2년간 내부 FA와 재계약에서 재미를 보지 못했다는 점과 이들이 시장에 나가더라도 현실적인 여건상 이적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한화는 지난 2011년 신경현과 2년간 총액 7억원, 지난해 마일영과 3년간 총액 8억원에 재계약했다. 그러나 신경현은 2년째부터 전력 외로 배제돼 현역에서 은퇴했고, 마일영은 첫 해 거의 존재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성공하지 못한 계약이 됐고, 이를 거울삼아 구단에서는 조금 더 합리적인 선에서 재계약을 고려하고 있다.
결정적으로 이들이 시장에 나가더라도 이적이 쉽지 않다는 점이 한화가 협상에서 고자세를 유지할 수 있는 이유다. 몇몇 선수들에게 눈독을 들이고 있는 타구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설령 그들이 이적하더라도 한화는 보상선수 영입으로 만회하면 된다는 계산이다.
물론 이들과 재계약에 실패할 경우 한화에 몰아칠 후폭풍도 감안하지 않을 수 없다. 한화는 지난 2010년 내부 FA 최영필·이도형과 계약하지 않으며 비난을 받은 바 있다. 박정진·한상훈은 데뷔 때부터 지금까지 한화에서 활약하고 있는 프랜차이즈이고, 이대수도 지난 4년간 주전으로 활약하며 높은 팀 공헌도를 자랑했다.
또 하나 내부 FA를 잔류시키지 못할 경우 자칫 투자에 인색하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 이는 외부 FA 영입에 있어서도 뜻하지 않은 변수가 될지 모른다. 이들이 팀에 잔류한 가운데 외부 FA 영입이 이뤄져야 제대로 된 전력 보강이 이뤄진다.
무엇보다 만약 이들이 9구단 NC로 이적하게 될 경우 보상선수가 없어 기존 선수만 잃게 된다. 선수층이 두텁지 못한 한화로서는 자칫 최악의 시나리오가 될 수 있다. 13일로 예정된 두 번째 협상에서 양 측이 접점을 찾을 수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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