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연속 해피엔딩을 만들 수 있을까?
LG가 12일부터 본격적으로 FA 협상을 시작한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9일 LG의 이병규(9번) 권용관 이대형이 FA 자격을 얻고 FA 권리 행사를 신청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LG는 오는 16일까지 이들 3명과 FA 계약 여부를 확정지을 수 있다.
사실 내부단속에 있어 LG는 관심의 대상은 아니다. 지난해 이맘때는 정성훈과 이진영이 FA 자격을 얻어 이들의 잔류여부가 초미의 관심사였다. 하지만 올해는 최고 규모의 계약을 바라보는 선수들이 FA 자격을 취득한 롯데 KIA SK 삼성 두산 등에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물론 올해 LG 도약의 큰 역할을 한 이병규를 비롯해 여전히 탁월한 수비력을 뽐내는 권용관, 수비와 주루에서 팀 승리를 이끄는 이대형도 LG에 필요한 선수들이다.

그래도 LG가 관심에서 멀어진 것은 3명 다 팀에 대한 애정이 강하고, 이적을 택할 확률이 비교적 낮기 때문이다. LG 프랜차이즈 대부분의 타격 기록을 갖고 있는 이병규는 지난 4일 시상식에서 “LG가 정상에 설 수 있는 그 날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일찍이 잔류에 무게를 둔 발언을 했다. 그만큼 LG와 이병규가 FA 계약을 맺을 가능성은 100%에 가깝다고 봐도 된다. 단지 금액과 기간에서 조율이 필요할 뿐이다.
권용관도 그렇다. 지난해 12월 2년 5개월 만에 고향팀 LG로 돌아왔고, 베테랑으로서 자기 역할을 100% 소화했다. 멀티 내야수로 내야진의 부상 및 컨디션 저하 공백을 메웠고 타격과 주루플레이서도 결정적인 한 방을 보여줬다. 권용관 외에 15년차 이상 1군 베테랑 내야수가 정성훈 밖에 없는 만큼, 권용관의 FA 계약 또한 순조로울 것으로 보인다.
변수가 있다면 이대형이다. 분명 팀이 승리하는 데 필요한 선수지만, 최근 몇 년 동안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07년부터 2010년까지 4년 연속 도루왕에 오르게 한 스피드도 3년 동안 많이 죽었다. 실제로 올 시즌에는 도루 19개로 6년 만에 20도루 이하를 기록했다. 무엇보다 도루 성공률 59.1%는 이대형 이름 석 자에 어울리지 않는 수치다. 타격서도 이렇다할 반전이 없는 상태로 이대로라면 특정 상황에서만 대주자나 대수비로 나서는 선수로 전락할 수 있다.
때문에 LG 구단 입장에서도 이대형의 가치를 계산하기가 쉽지 않다. 3년 전의 모습을 기준으로 삼을 수도 없고, 그렇다고 이대형의 넓은 외야수비와 스피드를 그냥 놓쳐버리기도 아깝다. 실제로 모 구단은 이대형을 두고 “수비 범위가 넓고 스피드가 있는 선수다”며 관심을 드러냈다는 이야기가 있다. LG가 우선협상기간 안에 이대형을 잡지 못한다면, 다음 주 이대형이 LG 유니폼을 벗게 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앞서 말한 것처럼 딱 1년 전 이날, LG는 정성훈과 이진영의 재계약을 일사천리로 수행, 스토브리그 1등 팀이 됐었다. 이번 겨울 역시, 빠른 행보로 2년 연속 만점짜리 스토브리그를 만들 수 있을지 지켜볼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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