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31)의 선택은 텍사스가 될 것인가.
퀄리파잉 오퍼 승낙여부를 결정할 시간이 다가온 가운데, 텍사스 우익수 넬슨 크루스(33)가 첫 번째로 퀄리파잉 오퍼를 거절한 선수가 됐다. 미국 스포츠전문매체 ESPN은 11일(한국시간) 크루스가 퀄리파잉 오퍼를 받아들이지 않으며 FA 시장에 나왔다고 전했다.
사실 크루스가 퀄리파잉 오퍼를 승낙하리란 전망도 적지 않았다. 올 시즌 타율 2할6푼7리 27홈런 76타점을 기록한 크루스는 금지약물 복용 사실이 드러나 시즌 중 50경기 출장 금지 징계를 받았다. 이로 인해 자신의 기록은 멈춰버렸고, FA를 앞두고 시장의 평가도 냉담할 거라는 이야기가 돌았다. 비록 1년 계약이지만 텍사스로부터 1410만 달러를 받고 2014시즌을 재도약의 해로 만드는 게 크루스에게 해답이 될 것도 같았다.

하지만 크루스는 자신의 가치를 시험해보고 싶다며 FA 권리를 행사했다. 만일 크루스가 텍사스가 아닌 다른 팀과 FA 계약을 체결하면, 텍사스는 크루스를 영입한 팀으로부터 내년 상위 신인지명권을 받는다.
텍사스 존 다니엘스 단장은 지난주 크루스의 퀄리파잉 오퍼를 승낙 여부를 두고 “흥미로운 일이 될 것이다. 어쨌든 우리 팀은 더 높은 수준에 도달해야 한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두고 보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니엘스 단장이 “더 높은 수준에 도달해야 한다”는 말을 되새겨보면 텍사스가 크루스보다 나은 외야수를 영입할 가능성이 있음을 알 수 있다.
크루스가 타 팀과 FA 계약을 맺으면, 텍사스는 내년 신인지명권을 얻고 크루스의 연봉 또한 부담할 필요가 없어진다. 이는 즉, 텍사스가 FA 시장 문을 본격적으로 두드릴 수 있는 환경을 갖게 되는 것이다. 텍사스가 2011시즌부터 꾸준히 팀 연봉 규모를 늘려온 점을 염두에 두면, 이번 스토브리그서도 큰 손이 될 수 있다. 그리고 텍사스가 FA 영입을 통해 팀 전력을 향상시키는 방법은 바로 추신수를 영입하는 것이다.
추신수의 주포지션이 우익수인 만큼, 추신수가 텍사스 유니폼을 입으면 크루스의 대체자 그 이상이 된다. 비록 크루스보다 장타력이 떨어질지는 몰라도 효율에 있어서는 추신수가 크루스보다 위다. 최근 5년 통산 조정 OPS만 놓고 봐도 추신수가 135, 크루스는 119다. 올 시즌에는 추신수가 143이었고, 크루스는 123이었다. 나이 또한 추신수가 2살 적기 때문에 크루스보다 전성기가 길다.
추신수에게도 텍사스는 좋은 선택이다. 텍사스는 최근 4년 연속 90승 이상을 올리며 아메리칸리그의 강자로 자리하고 있다. 기본적인 팀 전력이 강하기 때문에 추신수가 우승을 향한 방점이 될 수 있다. 홈구장인 레인저스 볼파크 또한 타자 친화형 구장이다. 테이블세터든 클린업트리오든 자리를 가리지 않고 팀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는 게 가능하다. 쉽게 말해 텍사스는 추신수가 원하는 ‘우승이 가능한 팀’이다.
물론 아직은 가능성일 뿐이다. 크루스가 퀄리파잉 오퍼를 거절했어도 지금까지 텍사스에서 크루스가 차지했던 비중을 생각하면, 텍사스가 크루스와 FA 계약을 맺을지도 모른다. 추신수에게도 텍사스보다 더 우승에 근접한 팀이 계약을 제의할 수 있다. FA 시장의 문은 열렸지만 이제 겨우 단장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관례상 추신수의 종착지는 12월 중순은 돼야 드러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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