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31)와 제이코비 엘스버리(30)는 올해 메이저리그(MLB) 자유계약선수(FA) 시장 외야 최대어로 손꼽힌다. 자신의 바람에 걸맞은 계약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몰리는 가운데 MLB 관계자들은 장기적으로 추신수가 엘스버리보다 더 나은 선수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 스포츠전문채널 ESPN의 제리 크라스닉 기자는 12일(이하 한국시간) 한 가지 흥미로운 설문 조사 결과를 올렸다. MLB 단장 및 부단장, 선수 관계자, 스카우트 팀장 등 총 21명의 MLB 관계자들에게 자유계약시장 화두에 대해 물음을 던졌다. 이 중 하나가 “스캇 보라스의 외야수들인 추신수와 엘스버리 중 누가 더 나은 활약을 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이었다.
어느 쪽의 계약 총액이 높으냐도 중요하지만 앞으로의 활약상에 무게를 둔 질문이었다. 여기서 12명은 추신수, 8명은 엘스버리였다. 1명은 “누구도 계약 금액만큼의 활약을 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대답하며 기권을 선언했다. 외야 최대어는 엘스버리라는 평가지만 앞으로의 가치는 추신수가 좀 더 높을 수 있다는 전망인 것이다.

보라스를 에이전트로 두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는 두 선수는 서로의 장점이 있다. 추신수는 높은 출루율, 그리고 리드오프로서 20홈런 이상을 칠 수 있는 파워를 두루 겸비했다는 호평을 받는다. 엘스버리는 추신수에 비해 공·수·주에서 더 균형이 잡혔다는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엘스버리를 보는 시각은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았다. 부상 경력 등을 들어 제 값을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더러 있었다. 지금의 발을 30대 중반까지 유지할 수 있을지도 회의적이었다.
크라스닉은 “많은 관계자들과 스카우트들은 내구성 측면에서 엘스버리를 염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내셔널리그의 한 관계자는 “엘스버리는 너무 연약하다”라며 부상에 대한 우려감을 드러냈다는 후문이다. 6년 이상의 장기계약이 예상되는 만큼 부상은 계약 자체를 성공과 실패로 극명하게 나누게 할 큰 요소다. 이런 측면에서 추신수가 더 높은 가치를 인정 받은 것이다.
한편 내셔널리그의 한 스카우트 팀장은 추신수에 대해 “균형이 잡힌(well-rounded) 선수다. 그는 타율 2할8푼, 100볼넷, 20홈런과 20도루를 할 수 있는 선수”라며 추신수가 협상 과정에서 더 유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팬들이나 언론이 아닌, MLB 관계자들로부터 지금까지 외야 최대어로 공인됐던 엘스버리보다 더 높은 평가를 받았다는 것은 분명 의미가 크다. 대박 계약이 눈앞에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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