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자신을 괴롭혔던 뼛조각을 제거한다는 기대감 때문일까. 수화기 너머 들리는 최형우(30, 삼성 외야수)의 목소리에는 힘이 넘쳤다. 최형우는 오는 14일 일본 나고야의 주니치 병원에서 오른쪽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을 예정. 지난해 11월 29일 안지만이 수술을 받았던 그 병원이다.
최형우는 시즌 내내 팔꿈치 통증을 안고 있었다. 최형우는 참을 수 없을 만큼의 고통을 느꼈지만 내색하지 않았다. 책임감이 강한 그의 성격 때문에. "전반기에는 공을 던질때만 통증이 느껴졌는데 후반기 들어 방망이칠때도 많이 아팠다. 도저히 못참겠다 싶어 진통제를 먹고 뛰었다"는 게 그의 설명.
최형우는 올 시즌에도 전 경기에 출장해 타율 3할5리(511타수 156안타) 29홈런 98타점 80득점을 기록했다. 홈런, 득점, 타점, 최다 안타, 장타율 등 5개 부문 모두 5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한국시리즈 3연패를 달성한 뒤 일본에 가서 수술하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였다. 정말 많이 아팠지만 참았다. 이제 마음이 편안하다"고 말했다.

최형우는 아시아 시리즈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자 "주장으로서 동료 선수들과 마지막까지 함께 하지 못하는 건 정말 아쉽다. 수술 잘 받고 재활 잘 해서 내년에 정말 좋은 모습으로 보답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래서 일까. 그의 모바일 메신저 대화명은 '내년을 위해'라고 돼 있었다.
팔꿈치 통증에서 벗어나면 공격과 수비 모두 한층 나아질 전망. "올해 들어 제대로 던지지 못했는데 내년에는 내 마음껏 던질 수 있을 것 같다"는 최형우는 내년 들어 빨랫줄 송구의 위력을 보여줄 태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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