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월화드라마 ‘기황후’ 속 지창욱이 허당 가득한 매력으로 안방극장을 공략하고 있다. 다소 모자란 구석이 있지만, 그래서 보호 본능을 자극하고 있다.
지창욱은 이 드라마에서 원나라 황태제 타환을 연기하고 있다. 타환은 권신 연철(전국환 분)의 기세에 눌려 살기 위해 발버둥치는 인물. 연철 일당들에게 목숨을 위협받는 까닭에 한없이 유약했다가도 죽은 아버지를 생각하며 강력한 황위를 되찾겠다는 꿈을 가지고 있다.
지난 11일 방송된 5회는 자신의 목숨을 지키는 기승냥(하지원 분)에게 어느새 끌려 다니는 타환의 귀여운 모습이 그려졌다. 이미 타환은 승냥의 기에 눌려 대화할 때마다 말을 더듬는 상황. 타환은 누군가의 보호만 받아왔던 탓에 남을 배려하거나 자신의 안위조차 지킬 수 없는 연약한 인물이다. 때문에 무술이 뛰어나고, 강단이 있는 승냥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기가 죽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승냥을 보며 이성적인 매력을 느끼자 “심장이 이상하다”고 가슴을 때리다가 아프다고 징징거리고, 승냥을 구하기 위해 약을 찾으러 갔다가 자신의 권위를 내세우다 면박을 당하는 장면은 안방극장을 웃게 만들었다.
이 드라마는 진지한 정극인데, 가끔 웃긴 요소가 툭툭 튀어나온다. 진지하다가도 갑자기 터지는 웃음은 이 드라마의 흥미 요소 중 하나. 특히 지창욱이 연기하는 다소 모자란 구석이 있는 황태제 타환은 철없는 구석이 있어, 이 드라마의 웃음 장치 중 하나로 활용되고 있다. 타환의 귀여운 매력이 이 드라마를 마냥 무겁지만 않게 만들고 있는 중이다.
무엇보다도 지창욱은 타환의 허당 매력을 완벽하게 표현하고 있다. 원나라 황태제라는 국민적인 감정이 좋지 않은 인물을 연기하면서도 사랑스러운 매력을 담아 시청자들의 마음을 열고 있다. 겉으로 봐서는 철딱서니가 없어도 권력의 소용돌이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발악하는 타환의 고뇌는 슬프고 처절하게 그려지고 있다. 지창욱은 이 같은 복합적인 성향의 인물을 매력적으로 담고 있다. 모자란 구석이 있지만 귀엽고 빠져들게 연기하고 있는 것.
타환은 앞으로 ‘기황후’의 갈등 요소로 부각될 전망이다. 그는 5회에서 승냥이 자신 때문에 목숨이 위태롭게 되자 약을 훔쳐다가 먹이고, 그동안의 이기적인 행동을 반성하며 황제의 위엄을 조금씩 갖추며 변모했지만 다시금 연약한 모습으로 탈바꿈할 가능성이 높다.
이날 공개된 6회 예고에는 자신을 구해준 승냥을 배신하고 승냥의 아버지인 기자오(김명수 분)를 죽게 만드는 단초를 제공하는 듯한 이야기가 그려졌다. 휘몰아치는 정치권력 쟁탈전에서 살아남기 위해 승냥을 배신하는 타환의 행동은 황제의 야망을 가지고 있는 그의 진지한 속내를 마주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귀여웠다가 진지했다가 시청자들을 들었다놨다하는 타환, 그리고 이를 연기하는 지창욱의 매력이 드라마 ‘기황후’를 더욱 흥미롭게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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