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축구 A대표팀 감독이 해외파의 명암에 울고 웃었다.
결전의 날이 다가오고 있다. 홍명보호는 오는 15일 스위스(서울월드컵경기장)와 평가전을 치른 뒤 곧장 아랍에미리트 두바이로 날아가 19일(이하 한국시간) 러시아와 일전을 벌인다.
이를 위해 해외파들도 지난 11일 속속들이 입국했다. A대표팀은 12일 낮 12시 파주 트레이닝센터에 소집돼 첫 공식 훈련을 갖는다.

홍 감독의 시름이 깊다. 주축 선수들이 부상 암초에 걸린 탓이다. 만능 플레이어 구자철과 우측 풀백 김창수가 부상으로 명단에서 제외됐다. 이후 좌측 풀백 윤석영과 수비형 미드필더 한국영도 부상으로 추가 제외됐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11일 "윤석영과 한국영 대신 각각 박주호와 장현수를 대체선수로 선발했다"고 전했다. 시작도 하기 전에 곤욕을 치르고 있는 것이다.
반면 좋은 소식도 있다. 지난 주말 해외파의 활약이 유독 눈부셨다. 독일 분데스리가,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등 각기 다른 무대에서 기량을 뽐냈다.
첫 손에 꼽을 이는 단연 손흥민(레버쿠젠)이다. 지난 10일 끝난 친정팀 함부르크와 경기서 해트트릭 원맨쇼를 펼쳤다. 1도움도 곁들였다. 5-3 대승의 주역이었다. 경기가 끝난 뒤 국제축구연맹, 독일 분데스리가, 레버쿠젠 공식 홈페이지의 메인을 장식했다. 독일 언론을 비롯해 전 세계 언론의 평점도 대부분 최고점을 기록했다. 명실공히 손흥민의 날이었다.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도 날아올랐다. 서울엔 얄미운 존재였지만 광저주엔 고마운 존재였다. 김영권은 지난 9일 서울과 ACL 결승 2차전서 철벽수비로 1-1 무승부에 일조했다. 양 팀은 합계 3-3으로 무승부를 기록했지만 원정 다득점 원칙에 의해 광저우가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김영권과 홍명보 감독은 웃었고, 서울은 울었다.
잉글랜드 챔피언십의 이청용(볼튼)도 본연의 기량을 발휘했다. 오랜만에 공격포인트를 신고했다. 10일 밀월과 경기서 전반 5분 만에 로버트 홀의 선제골을 도우며 3-1 승리에 디딤돌을 놓았다.
손흥민 이청용 김영권은 홍명보호의 기둥이다. 공수에서 주춧돌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구자철 한국영과 윤석영 김창수도 미드필드와 측면 수비에 없어서는 안될 자원이다. 해외파의 명암에 홍 감독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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