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프로야구 경력자가 스스로 한국 무대로의 입성을 꿈꾼다고 자신을 나타냈다. 2년 동안 외국인 타자가 없던 한국 무대. 외국인 타자를 반드시 한 명이라도 가세시켜야함에 따라 일본 무대를 먼저 경험해 본 타자들의 한국 무대 입성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2010~2012년 라쿠텐-요코하마에서 뛰던 우타 거포 내야수 랜디 루이스(36)가 최근 지인들을 통해 한국 무대 진출 의사를 드러냈다. 내년부터 한국프로야구는 외국인선수 제도가 3명 보유 2명 출전으로 확대됐는데 같은 포지션에 3명 이상 할 수 없도록 제한을 뒀다. 지난 2년간 외국인 투수들만 가득했던 한국야구에 타자들도 등장하게 됐고, 외국인 타자들도 이 소식을 접하며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빅리그 3시즌 통산 68경기 타율 2할7푼2리 59안타 12홈런 25타점으로 활약했던 루이스는 2010년 라쿠텐에 입단해 2시즌을 뛴 뒤 지난해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에서 뛰었다. 일본 3시즌 통산 성적은 151경기 타율 2할3푼9리 113안타 20홈런 60타점으로 아쉬움이 있으나 일본 첫 시즌인 2010년 81경기 2할6푼6리 12홈런 38타점으로 장타력을 과시했다. 2011년 라쿠텐에서는 일본 대지진 사건으로 컨디션 조절에 실패했고, 2012년 DeNA에서는 스타 나카무라 노리히로가 1루수로 포지션을 변경하며 지명타자 제도 없는 센트럴리그에서 자리를 잃었다.

한국 무대 외국인 제도 개정 소식을 접한 루이스는 메이저리그 재진입의 꿈이 사실상 사라진 가운데 또 다른 도전을 꿈꾸고 있다. 한국 무대를 먼저 노크하는 루이스의 경우는 나이가 많은 편이지만 일본 야구를 3년 간 경험했고 아직 힘이 남아있다는 점에서 자신의 성공을 자신하고 있다. 특히 일본 야구를 경험했다는 점은 국내 9개 구단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2011년 한화와 재계약을 맺지 못한 카림 가르시아, 넥센에서 뛰던 코리 알드리지를 끝으로 한국 무대에서는 외국인 타자가 2년 간 전무했다. 타자의 파괴력을 보려면 현재 치러지고 있는 중남미 윈터리그 경기 모습을 참고하는 것도 있으나 변화구 대처 능력, 그리고 낯선 환경에서 외국인 타자가 어느 정도 적응력을 갖추고 있는 지 미루어 짐작하려면 일본 야구 경력자에게도 레이더망을 가동할 만 하다.
올 시즌이 끝난 후 일본 리그에서 자유계약으로 풀린 외국인 타자 중 국내 9개 구단도 눈독을 들일 만한 선수들이 꽤 있다. 콜로라도 시절 풀타임 외야수로 뛰었던 세이부의 라이언 스필버그(34)는 70경기 2할3푼5리 3홈런 25타점 50삼진 28사사구에 그치며 1년 만에 방출되었다. 그러나 괜찮은 파괴력과 준수한 수비력을 갖춘 우타 외야수라는 점에서 세이부의 기대를 모았던 선수다.
니혼햄에서 방출된 좌타 내야수 마이카 호프파우어(33)는 타자에게 불리한 삿포로돔을 홈구장으로 쓰며 2011년 12홈런, 2012년 14홈런으로 나쁘지 않은 파괴력을 선보였다. 나이가 많다는 단점이 있으나 오릭스에서 방출된 호세 페르난데스(39), 세이부 방출자 호세 오티스(36)는 일발장타력을 지닌 선수들이다. 페르난데스의 경우는 2002년 SK에서 45홈런을 때려냈던 바 있다.
제이 데이비스(전 한화), 덕 클락(전 한화-넥센)처럼 공수주를 두루 갖춘 외국인타자를 영입하는 것은 현 시점에서 굉장히 어렵다. 국내 구단들의 눈높이를 맞출 만한 타자라면 메이저리그에 도전하지 한국 무대를 노크할 가능성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공격력 특화 타자의 선택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일본 야구를 먼저 경험하며 아시아 팀의 환경을 어느 정도 알고 있는 경력자들은 국내 9개 구단들에게 큰 매력이 될 수 있다. 과연 어떤 선수가 코리안드림을 꿈꾸고 한국 무대 타석에 들어설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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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시절 카림 가르시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