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합 듀오 언터쳐블이 힙합이 제대로 흐름을 탄 적절한 시기에 컴백했다. 언터쳐블의 노래는 대중적인 멜로디가 담겨있음과 동시에 감각적인 랩이 적절히 섞여 있어 대중의 귀를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지난 11일 미니앨범 '트립(TRIP)'을 발매한 언터쳐블은 제대 후 처음 발표하는 앨범인 만큼 진솔한 자신의 이야기를 가득 담아냈다. 가사에는 다른 사람들도 겪어 봤을 법한 흔한 이야기를 담았지만, 이들의 음색은 아픔과 상처를 효과적으로 위로했다.
지난 5월 1일 동반 제대한 슬리피와 디액션은 11월 앨범을 발매하기 까지 자신의 이야기를 담아내기 위해 수많은 고민과 지나온 세월을 되짚었다. '우리를 기억해주는 사람들이 있을까'라는 두려움도 있었지만, 음악에 대한 애착은 이러한 불안감을 이겨내기에 충분했다.

언터쳐블은 최근 OSEN을 찾아 반가운 얼굴을 비췄다. 2년 간의 군 생활 후 오랜만에 본 언터쳐블의 얼굴에는 새 앨범 발매에 대한 기대가 가득했다. 언터쳐블은 "조금 남자다워 졌나요?"라며 첫 인사를 건넸다.
"이번 앨범에는 달라진 우리 모습처럼 남자다운 모습을 담아내려고 많이 노력했어요. 그 덕에 조금 무게감이 있어진 감이 있지만, 타이밍이 좋은 것 같아요. 힙합이라는 장르가 메이저로 올라섰잖아요. 우리도 많이 기대가 되죠."(디액션)
군 생활을 한 덕분일까. 언터쳐블에는 이전의 거친 느낌 대신 진중하고 한 층 어른스러워진 느낌이 물씬 풍겼다. 앨범 수록곡들이 안정감 있고, 전달력이 더욱 높아진 이유이기도 하다.
"군대를 다녀오니까, 나이를 먹었는데도 조급한 마음이 줄어 들었어요. 이제 음악만 하면 되니까 여유도 생기고요. 우리는 이제 우리 할 것만 묵묵히 하면 되잖아요. 제대 후 앨범을 준비하는 동안 '그래 부딪혀 보자'라는 마음으로 열심히 달려온 것 같아요."(슬리피)
이번 타이틀 곡 '베인(VAIN)'은 언터쳐블의 이야기로 구성된 곡이라 이들이 더욱 아낀다. 어려운 상황 속에 다치고 실수하기도 하지만 서로에게 의지한 두 사람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 곡이 타이틀이 된 이유도 거기에 있다.
"이 곡은 실화에요. 픽션이 있긴 하지만, 이별과 같은 시행착오를 통해서 우리의 삶에 대해서 반성하는 내용이 담겨 있어요. 언더 그라운드에서 활동했지만 지금은 이렇게 잘 하고 있다는 마음도 담겨있어요. 기존에 우리가 하던 사랑 노래와는 차이점이 있죠. 일부러 이런 노래를 하려는 것은 아니었지만 지금은 굉장히 만족해요."(디액션)

디액션과 슬리피는 같은 학교는 물론, 동반 입대를 했을 만큼 10년 넘게 우정을 지켜오는 중. 지금까지 같은 숙소에 살며 음악적 교류를 하는 두 사람은 어느 연인보다도 서로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이제는 감흥도 없어요. 서로 다 아니까 불편한 것도 없고, 서로에 대한 존재감을 크게 드러내고 살지 않게 됐달까. 함께 한 지는 12년 됐어요. 고등학교 때 처음 만나서 음악을 시작했죠. 서로 성격이 잘 맞아요. 조금이라도 맞지 않았다면 12년 동안 함께 할 수 없었겠죠. 어렸을 때부터 만나서 이것 저것 재지 않아서 지금까지 오래 호흡을 맞출 수 있었던 것 같아요."(슬리피)
오랜만에 활동을 시작한 만큼 언터쳐블의 활동 포부는 크다. 목표가 높지는 않지만, 오랫동안 음악을 하기 위한 각오는 여느 신인 못지 않았다.
"워낙 오래 쉬었기 때문에 언터쳐블이라는 팀 자체를 모르는 사람들도 있을테지만, 우리의 진실한 면들을 좀 많이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일단 우리가 돌아왔다는 것을 알리고 싶고, 성숙해졌다는 것을 알리고 싶어요."(언터쳐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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