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넥센 히어로즈에서 전 경기에 나선 타자는 2명이다. 한 명은 2년 연속 전 경기 출장을 달성한 박병호(27), 그리고 한 명은 2007년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규정 타석을 채운 내야수 김민성(25)이다.
김민성은 올 시즌 128경기에 나와 15홈런 포함 129안타 72타점 60득점 7도루 타율 2할8푼2리 장타율 4할4푼1리를 기록하며 입단 7년차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첫 주전 풀 시즌에도 시즌 내내 넥센의 3루를 굳게 지키며 염경엽 감독이 뽑은 타자 '수훈 선수'가 됐다. 8500만원에서 생애 첫 억대 연봉도 기대해볼 만 하다.
지난 11일부터 다시 목동구장에서 새 시즌을 위한 담금질에 들어간 김민성은 12일 "올해는 정말 잊지 못할 시즌이었다. 프로 생활하면서 전 경기에 나간 것도 그렇고 모든 게 처음이었다. 시즌 전 '전 경기를 한 번 뛰어봐야 많이 알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계획대로 됐다"고 말했다.

그는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6시즌 동안 14홈런을 쳤다. 올 시즌 동안 친 홈런은 15개다. 스스로도 놀랐던 자신의 발전이었다. 김민성은 "준플레이오프 3차전 때 7회 동점 스리런을 쳤을 때를 가장 잊지 못한다. 큰 경기였고 중요한 순간이었다. 아무도 내가 거기서 칠 것이라는 기대를 안했을텐데 정말 짜릿했다"고 회상했다.
그래서 자신이 더욱 대견한 올해였다. 김민성은 "내가 시즌 전 계획했던 것을 실천했다는 것에 스스로 고맙다. 아쉬움 없이, 후회 없이 치러본 시즌이었다. 올 시즌 잘 안될 때는 코치님들하고 이야기를 많이 나누면서 이겨냈다. 예전에는 혼자 해결하려고 했었는데 지금은 마음의 짐을 덜은 것이 나에게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제는 김민성에 대한 기대가 달라졌다. 그러나 그는 올 겨울의 키워드를 '초기화'라고 했다. 김민성은 "올 시즌 홈런을 많이 치면서 스스로 욕심을 냈더니 안 됐다. 올해는 좋은 추억으로 남기고 내년을 위해 더 열심히 훈련하고 공부할 생각이다. 내년에는 더 단단해질 수 있게끔 강인한 체력과 정신력을 갖추고 싶다"고 밝혔다.
김민성은 올 시즌을 앞두고 "이제는 정말 잘하고 싶다"고 했다. 그리고 이제는 "하고 싶은 야구를 하는 게 행복하다"고 말하는 그다. 1년 사이에 소년 티를 벗고 내적으로도 외적으로도 훌쩍 컸다. 그것도 모자라 그는 "저를 보시는 분들이 지금보다 앞으로 더 기대하고 놀랄 수 있도록 만들고 싶다"고 다짐하고 있다.
autumnbb@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