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랜타 구장 이전이 창원시에 주는 메시지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3.11.13 06: 30

메이저리그 명문구단 애틀랜타 브레이브스가 2017년부터 새로운 구장으로 옮긴다. 터너필드에서 보낸 시간이 20년도 되지 않았지만 팬들이 더 쉽게 찾을 수 있는 새로운 구장으로 떠날 채비를 하고 있다. 
지난 12일(이하 한국시간)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를 비롯해 미국 언론들은 애틀랜타의 구장 이전 소식을 전했다. 애틀랜타는 지난 1997년부터 20년 임대 계약을 맺은 터너필드를 떠나 애틀랜타 북부지역에 위치한 콥카운티로 옮긴다고 밝혔다. 지은지 20년도 안 된 구장을 떠나 새로운 곳으로 떠나는 결정을 내린 것이다. 
터너필드는 지난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을 맞아 지어졌고, 이듬해부터 야구장으로 개조해 브레이브스 구단이 들어섰다. 4만9500여석의 수용 능력을 갖춘 터너필드이지만 지난 2001년 이후 경기당 평균 관중에서 전체 10위 내에 든 것은 2003년(3만393명·10위) 한 해 뿐이었다. 

꾸준히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며 호성적을 낸 팀이지만 정작 관중동원에서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단순히 평균 관중 뿐만 아니라 만석을 기준으로 한 점유율에서는 최근 10년간 한 번도 15위권에 들지 못했다. 평균 이하의 관중점유율로 관중동원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TV 중계권료 수익이 크지 않은 애틀랜타 구단은 관중 수입이 중요한데 매년 평균 이하에 그쳤다. 
지구 우승을 차지한 올해만 보더라도 잘 알 수 있다. 경기당 평균 관중은 3만1465명으로 전체 13위였지만 관중점유율에서는 63.3%로 전체 21위에 그쳤다. 좋은 시설을 갖춘 터너필드이지만 관중동원에서 매우 애먹고 있었고, 원활한 구단 운영을 위해서라도 구장 이전을 불가피했다. 
이처럼 애틀랜타가 터너필드에서 고전한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터너필드는 시내에 위치해 있지만 한복판이라 교통체증이 심각하다. 주차 공간마저 부족해 관중들이 불편을 호소했다. 설상가상으로 터너필드 주변으로 범죄율이 높아 주말이 아닌 이상 만원관중을 기대하기 어려운 수준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터너필드에서 불과 14마일(22.5km) 가량 떨어진 북서부 지역의 콥카운티는 상대적으로 야구장을 많이 찾는 중산층이 주를 이루고 있어 관중동원에 유리하다. 또한 콥카운티에서 3만대 정도 수용 가능한 주차 공간을 만드는 등 상업시설까지 포함 총액 6억7200만 달러를 투자해 최신식 구장 건립을 약속했다. 같은 애틀랜타 지역 내 이동이지만 관중들의 편의와 구단 수익을 위해 과감하게 이전을 결정했다. 
애틀랜타는 이전 결정과 함께 "터너필드에서는 구단이 수억 달러를 투자해도 팬들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하기 어렵다. 구장 접근성을 고려해 팬들에게 최고의 서비스를 할 수 있는 장소를 찾았다"고 밝혔다. 존 슈어홀츠 사장도 "우리를 더욱 긍정적으로 발전시킬 것이다. 우리 팬들이 더욱 편안하게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고, 우리 구단도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팬들의 편의이고, 이를 통해 구단도 수익을 올리겠다는 계산이다. 
이는 새로운 구장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는 한국의 창원시에 주는 메시지가 크다. 창원시는 가장 접근성이 떨어지는 진해육군대학 부지를 신축 구장으로 밀어붙이고 있다. 지리적으로나 교통접근적인 측면에서 부적합한 장소로 평가된다. 이 곳에 제 아무리 최신식 구장을 짓는다고 하더라도 팬들이 찾기 어려우면 애틀랜타처럼 더 좋은 곳을 찾아야할지 모른다. 땅덩어리가 넓은 미국은 주 내 이동이지만 한국에서는 연고지 이전이 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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