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향' 송인혁 촬영감독, "한 컷 위해 상상 초월하는 노력"
OSEN 정유진 기자
발행 2013.11.13 14: 27

드라마에서 '한 컷'의 힘은 대단하다. 작품의 기획의도를 단번에 파악하게 해주는 장치가 되기도 하고, 반전의 묘미를 제공하는 포인트가 되기도 한다.
MBC 측은 13일 보도자료를 통해 '남극의 눈물'로 유명한 송인혁 MBC 촬영감독의 짧은 인터뷰와 함께 드라마 촬영 스태프들의 숨겨진 노력을 전했다.
제작진은 배우의 작은 표정 하나라도 놓치지 않기 위해 몇 번에 걸쳐 같은 장면을 카메라에 담는다. 실제로 지난 10월 중순, 경기도 인근에서 촬영을 진행했던 주말특별기획 '황금무지개'는 같은 장면을 3시간에 걸쳐 공들여 찍기도 했다.

이날 촬영된 신은 극중 자신의 아이와 생이별하게 된 영혜(도지원 분)가 아이는 안아보지 못한 채, 문전박대 당하는 장면이었다. 극 전개상 긴장감을 조성해야 하는 중요한 부분인만큼 배우들은 수십번 반복되는 촬영에도 지친 기색없이 제작진과 다양한 앵글과 동선 등을 논의하며, 보다 나은 화면을 얻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하지만 정작 방송에 나간 분량은 5분 내외.
첫 회의 첫 신인 만큼 더 신경 쓴 부분도 있지만, 무엇보다 다양한 각도에서의 촬영은 화면에 대한 집중도를 높이고, 그만큼 극의 짜임새를 밀도 있게 만들어준다. 송인혁 MBC 촬영감독은 "촬영할 때 가장 기본으로 생각하는 것이 주어진 대본대로 시청자들에게 내용을 충실하게 전달하는 것이다. 각도를 다양하게 시도하는 것은 특이점이나 반전을 주기 위함인데, 몰입도를 높이는 데 결정적이다"라고 밝혔다.
 
용인 MBC드라마에서 촬영이 진행 중인 특별기획 '제왕의 딸, 수백향'의 경우도 송 감독이 직접 이재룡, 서우 등 배우들과 끊임없이 이야기하며 다양한 동선을 체크했고, 시간에 쫓기는 와중에 재촬영도 불사하며 2시간 여만에 원하는 한 컷을 얻어낼 수 있었다. 드라마 관계자에 따르면 극중 중요한 하이라이트 신의 경우는 5~6시간을 투자한다고 한다.
송 감독은 "누구든지 카메라 앞이 익숙해지면 편해지고, 자신감도 생기며, 내가 가진 것을 보여주려 한다. 그래서 배우를 카메라 앵글에 통제하기보다, 배우 위주의 앵글을 하는 편이다. 자유롭게 해주는 게 배우들을 가장 빛나게 하는 것"이라며 "한 컷을 위해서 배우와 스태프 모두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노력하고 있다. 촬영에 원칙은 없다. 단지 대본에 충실하고 연기자에 충실하고, 상황에 충실한다"고 말했다.
화면 속 배우들의 한 컷이 그저 쉽게 만들어지지 않는 수많은 노력의 산물이고, 또 하나의 예술작품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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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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