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사상 최고액을 베팅하며 강민호의 자존심을 세우고, 구단 이미지도 재고했다.
롯데는 13일 FA 포수 강민호(28)와 4년 총액 75억원에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지난 11일 첫 만남에서 양측은 잔류에 무게를 뒀고, 13일 구체적인 금액까지 합의하며 한국프로야구 사상 최고액 FA로 탄생했다. 종전 최고액은 2004년 11월 현대에서 삼성으로 옮긴 심정수의 4년 60억원이었다.
롯데는 협상 초반부터 강민호에게 애정과 정성을 아끼지 않으며 마음을 사로 잡았고, 사상 최고액을 베팅하며 잔류에 성공했다. 지난 2년간 이대호·홍성흔·김주찬 등 간판 타자들이 줄줄이 FA가 돼 해외 진출과 타팀 이적으로 전력 유출이 심각했던 롯데였지만 강민호를 눌러앉히며 최악의 상황을 면했다.

롯데는 그동안 인색한 구단 이미지가 없지 않았다. 지난 2003년말 FA 시장에서 정수근에게 6년 총액 40억6000만원, 이상목에게 4년 총액 22억원을 베팅했으나 매년 연봉 협상에서 적잖은 잡음을 일으켰다. 특히 2010년 시즌 후 타격 7관왕의 이대호와 7000만원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연봉 조정까지 갔다.
여기에 지난 2년간 내부 FA들을 줄줄이 떠나보내 이 같은 이미지가 더욱 굳어졌다. 2011년 겨울에는 이대호에게 최대 100억원을 베팅했으나 결과적으로 그가 해외 진출을 택하는 바람에 헛물을 켰다. 지난해에는 주축 타자 홍성흔과 김주찬 모두 금액과 조건에서 합의를 찾지 못한 채 이탈을 지켜봐야 했다.
하지만 올해는 공격적인 베팅으로 선수의 자존심을 한껏 살리고, 구단의 이미지도 한 방에 바꿔놓았다. 롯데는 프로야구 FA 사상 최고액 75억원을 베팅한 구단으로 역사에 남게 됐다. 그것도 전체 FA 16명 중에서 1호 계약으로 속전속결 일처리까지 자랑했다. 선수 자존심을 살리고, 구단 이미지도 바꿔놓은 통큰 베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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