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계약선수(FA) 강민호(28,롯데 자이언츠)가 원 소속팀인 롯데와 4년 75억원에 계약을 맺었다. 이제 2017년까지 강민호는 '롯데맨'이다.
롯데는 13일 강민호와 4년간 계약금 35억원, 연봉 10억원에 FA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11일 첫 만남에서 양측은 롯데에 남는다는 큰 틀은 정했고, 13일 구체적인 금액까지 합의에 성공하면서 한국 프로야구 역사를 새로 썼다. 종전 FA 최고액은 2005년 심정수가 삼성에 입단하면서 받은 4년 60억원이었다.
이번 계약에서 롯데는 강민호에게 순수 보장액만 75억원을 약속했다. 보통 FA 협상에서 발표되는 금액은 옵션이 포함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심정수가 기록했던 60억원 가운데 보장액은 50억원이었고 옵션이 10억원이었다. 부상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한 활약을 보여준 심정수에게 삼성이 최종적으로 지급했던 금액은 50억원에 못 미쳤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여기서 주목할 점은 10억원의 연봉이다. 계약이 끝난 뒤 배재후 단장은 OSEN과의 인터뷰에서 "강민호와 같은 스타 선수에게 연봉 10억원은 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렇다고 해서 (총액 75억원 가운데) 계약금을 65억원 줄 수는 없는 일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연봉이 중요한 이유는 FA때 타구단으로 이적할 때 보상금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다른 팀 FA를 영입한 구단은 원 소속구단에게 직전해 연봉의 200%를 지급해야 한다. 올해 연봉 5억5000만원을 받았던 강민호를 예로 들어보자면, 만약 다른 구단에서 그를 영입하기 위해서는 롯데에 보상금 11억원을 추가 지불해야 한다는 뜻이다. 안 그래도 비싼 선수를 FA로 데려오려면 더 큰 출혈이 필요하기에 구매를 원하는 구단도 한 번더 생각해볼 수밖에 없다.
강민호는 올해 만 28세다. 이번에 맺은 4년 계약이 끝나도 강민호는 만 32세에 두 번째 FA 자격을 얻게 된다. 조인성(SK)이 만 33세였던 2008년 LG와 총액 34억원짜리 FA 계약을 체결했던 점을 감안하면 강민호는 두 번째 FA에서도 충분히 대박을 노릴 수 있다. 여전히 젊은 나이이기 때문이다.
만약 4년 뒤에도 강민호가 현재의 기량을 유지한다면 영입을 원하는 구단을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그렇지만 문제는 보상금이다. 강민호가 이번에 연봉 10억원을 받게 되면서, 4년 뒤 강민호를 원하는 구단은 롯데에 보상금만 20억원을 건네줘야 한다. 여기에 보상선수는 별개인데 만약 롯데가 선수 대신 돈으로 받기를 원한다면 강민호를 영입할 구단은 무려 30억원의 추가지출을 해야만 한다. 사실상 4년 뒤에도 강민호는 그대로 롯데와 계약을 맺을 가능성이 높다.
배 단장도 이 점을 인정했다. 그는 "연봉 10억원을 책정한건 (4년 뒤 2차 FA를) 충분히 감안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트레이드와 같은 극단적인 사건이 벌어지지 않는 한 강민호는 앞으로도 계속 롯데 유니폼을 입게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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