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동석, "잘 돼 부담이냐고? 이제 시작하는 기분" [인터뷰]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3.11.13 17: 13

어느 때부터인가 배우 마동석을 빼놓고는 영화판을 말하기 어려워졌다. 흥행 영화에 는 그가 대부분 있고, 특별 출연까지 포함해 올해 그가 개봉시킨 영화만 무려 9편이다.
11월에는 장르와 색깔이 전혀 다른 두 편의 영화를 선보인다. '더 파이브'(14일 개봉)와 '결혼전야'(21일 개봉). 두 작품 모두에서 주인공으로 나선 그는 단언컨대 11월 스크린의 히든 카드다.
특히 스릴러 '더 파이브'에서는 그가 갖고 있는 이미지를 100% 흡수-활용한 캐릭터를 선보인다. 영화는 연쇄살인마에 의해 가족을 잃은 한 여자의 복수를 그리는 영화로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웹툰을 연재한 정연식 작가가 직접 메가폰을 잡았다. 극 중 마동석은 체포 담당 대호 역을 열연했다.

거칠어보이지만 따뜻한 속내가 있고, 위험한 순간에서도 구원에 대한 믿음을 준다. 그의 장기인 액션을 하고 극한 상황에서도 관객들에게 웃음을 준다. 마동석이 아니였으면 누가 연기했을 지 쉽게 상상할 수 없는 역이다.
"제가 휴머니즘이 있는 캐릭터를 좋아해요. 악을 향한 응징도 좋아하는 코드죠. '더 파이브'는 이처럼 제가 좋아하는 것들이 담겨 있고 통쾌하면서도 페이소스가 있는 휴먼드라마라 바로 오케이했어요. 굉장히 감독님 애기를 들어보고 싶었어요. 감독님이 이 영화를 만들기 위해 웹툰을 그린 사람이니까. 그 열정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거든요. 놀랐던 게, 전반적으로 꼼꼼하게 '이렇게 찍을거다'라는 생각이 아주 구체적으로 머릿 속에 있는 거에요. 장면 하나 표정 하나까지 다 생각하고 있더라고요. 그런 점에서 큰 믿음이 갔죠. 감독님은 타고난 이야기꾼이라 아이디어가 정말 많아요."
언론시사회에서는 자꾸 본인의 아쉬운 점만 보여 객관적으로 영화를 보지 못하지만, 관객들 반응이 대부분 '잘 만든 스릴러'라 다행이라며 웃어보였다. "이 영화가 다른 스릴러들과 다른 차이점은 캐릭터에 들어있는 휴머니즘이에요. 스릴러이지만 가족들의 얘기가 크죠. 그 점이 좋았습니다."
실제로 마동석이 자신이 출연한 신 들 중가장 좋아하는 장면은 아픈 아내가 대호에게 밥을 먹여주는 모습이었다. 거기에서부터 대호가 본격적으로 '발동' 걸리게 된다. "대호 캐릭터는 그런 거에요. 그 장면 하나로 설명되죠."
'이웃사람'에 이어 또 한 번 멀티캐스팅 영화의 주연을 맡았다. 두 작품의 다른 점은 '이웃사람'은 함께 촬영하는 장면이 거의 없어 무대인사를 하고 개봉 후에 친해졌는데, '더 파이브'는 함께 하는 신들이 많아 처음부터 친해져 촬영을 시작했다는 것이다. 함께 일한 동료 선후배 배우들에 대한 칭찬을 어놓는 그다.
"처음부터 친하고 나서 촬영을 하니까 좋았어요. (김)선아는 안 지 10여년 됐어요. 같은 회사에도 있었고 선아가 액션신을 찍을 때 운동도 가르친 적이 있죠. 이번 작품에 얼마나 집중력이 좋은지 놀랐어요. 역에 확 빠져드는 데 정말 대단하더라고요. 정인기 선배는 '이웃사람'에서 제 외삼촌으로 등장했는데 그 때 제가 폭력을 휘둘러 죄송했었어요. 그런데 이번에도 좀 때려서 하하. 신정근 형이랑은 예전에 대학로에서 모임이 있었는데 그 때부터 친한 사이죠. 정말 좋은 형이에요. (이)청아도 같은 회사였고, (온)주완이만 처음봤는데 싹싹하고 열정이 가득해요. 액션 신에서도 자기가 먼저 더 찍으면 안되냐고 물어볼 정도로요."
특히 살인범에게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은아 캐릭터에 200% 몰입하며 남다른 애정을 보여준 김선아를 옆에서 많이 웃겨주고 싶었다고 전했다. 
가슴 아프고 때론 잔인한 영화. 그래도 중심을 단단하게 받쳐주면서도 극한 상황에서 웃음을 주는 것도 마동석이다. 그는 "유머를 좋아한다. 액션 영화 '다이하드'에서 브루스윌리스는 굉장히 극한의 상황에 몰려서도 그 사람 특유의 유머를 보이지 않나. 그 사람이 그런데 정말 그 말을 할 것 같은 거. 그런 걸 좋아한다. 다만 드라마에 절대 해를 끼쳐서는 안 되지."
쉼 없이 일하고 있는 그다. 아무리 열정의 아이콘이라고 하지만 지칠 법도 할 터. 누군가는 그를 두고 '워커 홀릭'이라 부른다. 아주 틀린 말은 아니다.
"사실 쉬는데 티가 안 나는 거에요. 중간 중간 1, 2달 쉴 때도 있었죠. (쉴 때는 뭐하세요?) 운동을 하죠. 몸을 만들려고 하는 게 아니라 예전에 다친 데가 있어서 안하면 몸이 불편해요. 항상 움직여 놓아야해요."
러브콜이 많은 만큼, 거절하기도 쉽지 않을 터. 특히 인간 관계가 좋기로 소문난 그는 영화계에서 다수와 두터운 친분을 자랑한다. 그 만큼 거절은 더욱 어려울 것이 분명했다. 그에게 작품 선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 뭐냐고 물었다. 그러자 "시기를 본다"라는 유머러스한 대답이 돌아왔다. "깨끗하게 고사하고 서운한 게 낫죠. 나중에 웬수되는 것 보다는. 하하." 
관객이 이제 마동석에게 기대하는 것이 커지고 인기가 높아진 만큼, 시간이 갈수록 스스로 부담감도 커질 것 같다고 말하자 그는 고개를 저으며 "이제 조금씩 진화를 하고 알기 시작한 것 같다"라는 대답을 들려줬다.
"이제 10년차 됐는데, 신기하게 다시 시작하는 느낌이 들어요. 내년부터 뭔가 '프레시'한 느낌이에요. 작품도 역할도 임하는 자세도 새롭네요. 지금까지 달려왔는데 다시 시작하는 느낌이 듭니다."
사람들은 그에게 기본적으로 웃음을 기대하지만, 촘촘히 여러 색깔이 있는 그다. 영화 '퍼펙트 게임'에서 웃음기 하나 없는 그를 보며 사람들은 울었고, '더 파이브'를 거쳐 개봉하는 '결혼전야'를 통해서는 달달한 로맨틱코미디까지 되는 배우란 것을 보여준다. 보면 볼수록 정감이 가는데, 또 새롭게 다가오는 마동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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