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밭길 같았던 10일이었다.
MBC ‘무한도전’이 13일 공식 홈페이지의 시청자게시판을 통해 10일 여 간 온라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2013 자유로 가요제’ 거머리(박명수+프라이머리) 팀의 곡 ‘아갓씨(I Got C)'에 대해 판매중단을 선언했다. 대부분의 시청자는 ’무한도전‘ 제작진의 이 같은 결정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방송을 통해 지난 2일 처음 공개된 ‘아이 갓 씨’는 방송 후 네덜란드 가수 카로 에메랄드의 ‘리퀴드 런치’(Liquid Lunch)와 흡사하다며 표절 의혹에 휘말렸다. ‘아갓씨’를 작곡한 프라이머리의 소속사 아베마컬쳐 측이 즉각 "'아갓씨'와 카로 에메랄드의 곡은 기술적으로 전혀 다른 곡이다"라며 "스윙과 레트로 힙합이 섞였기에 장르적 유사성에서 비롯된 해프닝인 것 같다"라고 해명을 해 논란은 가라앉는 듯 보였다.

그러나 그 가운데 한 매체가 카로 에메랄드 측과 지난 4일 인터뷰를 시도하며 문제는 다른 국면을 맞았다. 카로 에메랄드 측은 인터뷰와 카로 에메랄드의 음반 프로듀서 데이비드 슈올러스가 트위터에 게재한 글 등을 통해 프라이머리에 대해 "법적 대응은 하지 않겠다"며 선을 그었고, "법정으로 이 문제를 끌고 갈 생각은 전혀 없다. 사람들이 우리 음악을 알게 돼 기쁘다. (표절 문제는) 대중의 판단에 맡기겠다"고 밝혔다.
데이비드 슈올러스는 또 다른 표절의혹 곡인 박지윤의 '미스터리'에 대해서도 "그가 작곡한 게 아닌 건 아니다. 사실 난 그 노래를 좋아한다. 그러나 악기 구성은 우리 트랙 '원 데이'와 비슷한데, 그 뿐이다"라고 강조하며 프라이머리의 표절 논란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결국 표절 의혹은 의혹으로만 남은 상태.
그런 가운데 시청자들의 시선은 ‘무한도전’의 반응에 쏠렸다. ‘무한도전’ 측은 이 문제에 대해 섣부른 반응을 보이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국민 예능이라 불리며 많은 시청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 이 프로그램이 그간 갖고 있었던 부담감이 적지는 않았을 터.
'무한도전' 측은 결국 이날 '아갓씨' 판매 중단을 선언하며 사과문을 올렸다. 제작진은 "가요제 방송 이후 예상 밖의 문제에 직면했고, 양쪽 입장을 들어보며 조심스레 상황 파악과 해결에 노력하고 있으나, 결과적으로 '무한도전'이 시청자분들께 '즐거움'만을 드리지는 못하였습니다"라며 "앞으로도 시청자 여러분이 제기하는 여러 문제점들에 대해서 보다 신속하고 성숙한 판단을 할 수 있는 '무한도전'이 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라고 시청자들을 향한 사과의 뜻을 전했다.
프라이머리 역시 같은날 소속사 홈페이지에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제 미숙함으로 벌어진 일이라 생각합니다.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으셨던 김태호PD님을 비롯한 ‘무한도전’ 제작진과 파트너로 가창에 참여해 주신 박명수 씨에게도 본의 아니게 심려를 끼쳐 송구한 마음입니다"라는 글을 올리며 마음을 전했다.
이어 "어떤 비난도 달게 받겠습니다. 좋은 음악으로 보답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이번 일로 마음의 상처를 입은 분들께 고개 숙여 사과드립니다"라며 표절 의혹 논란에 대해 사과의 뜻을 밝혔다.
표절이든 표절이지 않든 '무한도전'의 선택에 대해 시청자들은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는 상황이다. 가시밭길 같았던 표절 논란의 시간들은 음원판매 중단으로 막을 내리게 될까?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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