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면 된다' 조범현 감독이 찾은 희망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11.13 18: 14

지난 9월 말 열렸던 KT 위즈의 공개 트라이아웃 당시 조범현(53) KT 감독은 “아무 생각이 없다. 깜깜하다”라고 우스갯소리를 했다. 그로부터 한 달이 조금 넘은 시점, 조 감독은 희망을 찾아가고 있었다. 만족은 없지만 ‘하면 된다’라는 자신감을 얻었다. KT 남해캠프에서 찾은 가장 중요한 수확물이다.
프로야구 10구단으로 2015년부터 1군에 진입하는 KT는 지난 10월 1일부터 남해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신인드래프트에서 지명한 선수들, 그리고 트라이아웃 등 몇몇 경로를 통해 KT의 유니폼을 입은 선수들이 남해의 바람과 맞서 싸우고 있다. 남들이 한국시리즈 분위기에 취해 있을 때 40일 넘게 묵묵히 훈련에 매진했다. 이제 학교 유니폼을 벗은 선수들은 조금씩 프로의 옷으로 갈아 입어가는 중이다.
남해캠프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조범현 감독도 “만족하지는 않는다”라면서도 “걱정스러운 점도 있었는데 다행스럽게 잘 만들어지고 있다”라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구색도 갖춰지고 있다. 남해캠프가 시작될 때까지만 해도 코칭스태프 인선이 완료되지 않은 KT였다. 조 감독이 직접 선수들을 가르쳐야 했다. 하지만 차근차근 신임 코치들이 합류해 코치만 11명이 됐다. 자연히 훈련 분위기도 조금씩 잡히고 있다. 조 감독은 “팀 분위기를 잡는 것이 남해캠프의 가장 큰 목표였는데 어느 정도 잘 잡혀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술적인 훈련은 아직 시작할 단계가 아니라는 것이 조 감독의 설명이다. 남해캠프에서는 체력훈련 위주로 일정을 짰다. 애리조나 전지훈련 때 기술적인 훈련을 하려면 지금 그에 필요한 기초 체력을 준비해야 한다는 게 조 감독의 생각이다. 처음에는 체력 수준이 형편없었다. 말 그대로 아마추어였다. 조 감독도 “처음에는 되게 힘들어 하더라”라고 회상했다. 하지만 지금은 조금씩 체력이 향상되고 있다. 눈에 띌 정도다. 조 감독은 여기서 ‘하면 되겠구나’라는 교훈을 얻었다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KT는 17일까지 남해캠프를 진행한다. 그리고 단 이틀을 쉰다. 20일 곧바로 미국 애리조나로 출국한다. 쉴 새 없는 일정이다. 그러나 조 감독은 팀을 채찍질하고 있다. 조 감독은 “남해캠프가 체력 위주였지만 애리조나에서는 전문적으로 들어간다. 기술적인 보완은 당연하고 전술과 작전 등 우리 팀에 맞는 포메이션도 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T 때문에 야구질이 떨어진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안 된다”라고 한 조 감독의 눈빛이 반짝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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