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내야수 권용관(37)이 LG에서 프로 생활의 마지막을 장식할 수 있게 됐다.
LG 구단은 16일 FA 자격을 얻은 권용관과 협상을 갖고 1년 1억원(계약금 2000만원, 연봉 8000만원)에 계약을 체결했다. 권용관은 SK 소속이었던 지난해 단 3번만 1군 무대에 모습을 드러냈고 시즌 후 방출됐으나, 올 시즌 그라운드 안팎에서 모범을 보이며 친정팀서 부활에 성공했다.
권용관의 두 번째 시작은 화려하지 않았다. 2012년 12월 13일 무려 2년 반 만에 다시 LG 로고를 가슴 속에 새겼지만, 권용관은 2군에 배치됐다. 사이판·오키나와 캠프 명단에서 제외돼 추운 겨울 진주에서 땀을 흘려야했다. 마지막이 될 지도 모르는 무대에 서기위한 베테랑에게는 냉혹한 환경이었다.

하지만 권용관은 불만 없이 진주 캠프에 임했다. 자기 훈련에 충실하면서도 리더십을 발휘하며 까마득한 후배들을 이끌었다. 베이스러닝 때 기본적인 슬라이딩부터 포구 동장, 수비시 마음가짐 등을 꾸준히 강조했다. 후배들 역시 권용관의 지도에 귀를 기울였다.
시즌 개막 후 머지않아 권용관에게 기회가 왔다. 5월 18일 마침내 1군으로 콜업된 권용관은 매 경기 투혼을 발휘했다. 선발라인업에 이름을 올리지 않아도 근성을 발휘, 덕아웃에 앉은 선수들을 일어나게 만들었다. 특히 5월 23일 대구 삼성전에서 재치 있는 홈 쇄도로 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당시 LG는 디펜딩챔피언 삼성에 위닝시리즈를 거뒀고, 그 기세를 살려 9번 연속 위닝시리즈에 성공했다.
비록 이제는 매 경기 선발출장하지는 못하지만, 팀이 자신을 필요로 할 때를 대비하고 있다. 실제로 권용관은 시즌 중 “다시 LG로 돌아오게 된 만큼, 이제는 팀 분위기를 바꿔야겠다고 생각했다”며 “SK에서 느낀 것인데, SK 선수들은 매 경기 결과에 일희일비하지 않았다. 우리도 그래야한다고 생각했다. 승패와 관계없이 야구를 즐기고 웃을 필요가 있다. 그러면 오늘 비록 패해도 내일 이길 확률이 높아진다. 후배들 앞에서 말보다는 행동으로 솔선수범할 것이다”고 자신의 목표점을 분명하게 밝힌 바 있다.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최동수 또한 2010 시즌 도중 권용관과 함께 SK로 트레이드 됐다가 다시 LG로 돌아왔다. 은퇴에 앞서 최동수는 “무엇보다 마지막 경기서 LG 소속으로 은퇴식을 할 수 있어서 기쁘다”고 프로생활에 처음과 끝을 같이 하는 것에 큰 의의를 부여했다. 물론 아직 권용관의 은퇴를 이야기하기에는 너무 이르다. 분명한 점은 권용관의 존재가 LG를 더 높은 곳으로 이끄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계약 체결 후 권용관은 “홀가분한 마음이다. 내년 시즌을 LG 팬들에게 최고의 성적으로 보답할 수 있는 기회로 삼겠다. 무엇보다 후배들에게 보탬이 될 수 있는 선수가 될 것이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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