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 외야수 문우람(21)은 올 시즌 팀에서 가장 언론 인터뷰를 많이 한 선수 중 한 명이다.
지난 6월 22일 시즌 처음으로 1군 무대를 밟은 문우람은 8연패의 늪에 빠져 있던 팀이 그날 연패를 끊고 연승에 오르면서 '복덩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문우람은 그때부터 7월말까지 23경기에서 타율 3할7푼5리를 기록하면서 '미친 타격감'을 자랑했다. 신고선수 출신의 스토리까지 전해져 문우람은 연일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문우람은 올 시즌 69경기에 나와 256타수 78안타(4홈런) 3할5리 장타율 3할7푼3리를 기록하며 팀의 감초 같은 역할을 했다. 문우람은 준플레이오프 5경기에도 출장해 11타수 5안타 2볼넷 1득점을 기록했다. 문우람은 10월 14일 준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9회 첫 타석 안타를 날린 뒤 10회 2사 2루에서 프로 데뷔 첫 고의사구를 얻기도 했다.

개인 최고의 시즌을 보낸 문우람은 다시 목동구장에서 체력 훈련을 하며 몸을 만들고 있다. 1년 만에 강진 탈출에서 마무리 훈련 제외라는 위치까지 수직 상승한 셈이다. 문우람은 "마무리 훈련 명단에 들어갈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매니저님께서 올 시즌 팀을 위해 열심히 뛰었으니 쉬면서 몸을 만들라고 하셔서 정말 감사했다"고 말했다.
문우람은 "사실 6월에 주목을 받으면서 꿈인가 싶었다.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관심을 받아 처음에는 어리둥절했다. 그래도 반짝으로 끝나지 않고 계속 좋은 성적을 내 눈여겨봐주신 것 같다. 시즌 전 계획보다 많은 경기에는 나가지 못했지만 성적은 생각보다 더 잘나와 기분 좋은 시즌"이라고 밝혔다.
팀은 올해 창단 첫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으나 준플레이오프 5차전 연장 13회 싸움 끝에 5-8로 패하면서 플레이오프 진출이 좌절됐다. 문우람은 5차전 당시 고의사구를 회상하며 "준플레이오프에서 고의사구를 얻었는데 코치님들이 '네가 이제 그 위치까지 올랐구나'라고 칭찬해주셨다. 짜릿하기도 했지만 그때 내 손으로 끝내고 싶었는데 아쉬웠다"고 솔직한 속내를 드러냈다.
문우람은 11일부터 훈련을 시작한 1군 선수들과 달리 일주일 먼저 목동에 나와서 훈련을 하고 있다. 그는 "지금은 몸무게를 늘리고 힘을 더 보충하려고 하고 있다. 내년에는 시즌 초부터 1군에 들어 풀 시즌을 치러보는 것이 목표다. 체력을 더 키워서 한층 성장한 선수가 되고 싶다"고 목표를 밝혔다.
지난 해까지 문우람 하면 인상깊은 외야 송구 보살을 떠올렸다면, 이제 야구팬들은 타석에 선 그의 날카로운 눈빛을 생각할 것이다. 문우람은 미지명의 아픔을 딛고 들어온 프로에서 자신의 자리를 조금씩 넓혀가고 있다. 그리고 꿈 같았던 올 시즌을 넘어 내년 어엿한 주전 외야수라는 새로운 꿈을 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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