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중한 조범현, 선수 보호령 떨어졌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11.14 07: 40

‘약속의 땅’ 남해에서 선수들의 옥석 가리기에 열중하고 있는 KT에 ‘선수 보호령’이 떨어졌다. 잠재력 넘치는 선수들이 부상으로부터 위협받아서는 안 된다는 조범현(53) KT 감독의 의지가 담겨있다.
지난 10월 1일부터 남해에 베이스캠프를 차리고 훈련에 매진하고 있는 KT는 이제 남해캠프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 훈련 분위기를 비롯한 전반적인 팀 분위기 다잡기, 그리고 선수들의 체력 보강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가지고 남해캠프를 시작한 조범현 감독은 비교적 긍정적인 결산을 내리고 있다. 코칭스태프 보강으로 전체적인 틀이 잡혔다는 것이 조 감독의 설명이다.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는 선수들도 코칭스태프를 따라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아직 기술적인 부분의 보완은 시작도 하지 않았다. 팀 전술 훈련은 나중으로 미뤘다. 일단 체력을 화두로 손꼽은 조 감독이다. KT는 남해캠프가 종료된 이후 이틀을 쉬고 20일부터 애리조나로 떠난다. 훈련 기간만 따지면 108일 이상의 대장정이다. 이를 버티려면 기초 체력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 조 감독의 확고한 지론이다. 캠프 내내 단내 나는 훈련이 이어졌다. 성과도 있다. 조 감독은 “선수들의 체력 향상이 눈에 띈다”라며 살며시 미소 지었다.

하지만 무조건적인 훈련만 실시하는 것은 아니다. 선수 보호에도 철저한 조 감독이다. 특히 고교 시절 많은 공을 던졌던 에이스급 선수들에게는 모두 보호령이 떨어졌다.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는 선수들이 시작부터 부상으로 넘어지는 사태를 미연에 예방하기 위한 세심한 배려다. 팔꿈치 수술을 받은 심재민은 물론, 유희운 박세웅 고영표 조현명 등의 선수들이 투구를 중단했거나 현재도 그런 상태다.
조 감독은 “선수들이 아마추어 시절 무리를 했던 부분이 있다. 현재는 휴식을 취하고 미국에 가서 단계적인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했다. 감독으로서는 답답할 법하지만 오히려 미래를 위한 기간으로 삼는다는 것이 조 감독의 생각이다. 조 감독은 “핸디캡이 있는 부분은 보완하는 것이 맞다. 이 기회에 몸 상태를 갖춰야 한다. 체중 조절 및 보강 운동을 착실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상대적으로 혹사 논란에서 자유스러운 야수들에 대해서는 “훈련을 많이 해야 할 상황이다”라며 선수들의 투지를 주문하고 있다. 거의 매일 야간훈련을 이어가며 원석들을 다듬는 중이다. 한편 팀 내 긴장감을 늦추지 않으려는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조 감독은 “공개 테스트도 많이 했다. 절실함이 보이지 않는 몇몇 선수들은 캠프 도중 방출하기도 했다”라며 단호한 자세를 드러냈다. 냉정과 열정을 오고 가는 조 감독의 지략 속에 KT의 남해캠프도 성공적으로 마무리되고 있다.
skullboy@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