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의 2013 아시아 시리즈 화두는 설욕과 도약으로 요약된다.
사상 첫 정규시즌 및 한국시리즈 통합 3연패를 이끈 류중일 삼성 감독은 "2년 전 영광을 재현하는 게 목표"라고 아시아 시리즈 출사표를 던졌다. 류 감독은 2011년 삼성의 지휘봉을 잡은 뒤 두 차례 시련을 겪었다. 지난해 아시아 시리즈에서 결승 진출에 실패했고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탈락의 아픔을 맛봤다. 그런 만큼 이번 대회에 임하는 각오가 남다르다.
올 시즌 기대 이하의 성적으로 자존심에 적잖은 상처를 받았던 이승엽은 대만에서 명예 회복을 벼르고 있다. 그는 지금껏 대만에서 열린 국제 대회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바 있다.

이승엽은 "주장 최형우 선수도 빠지고 주축 선수들도 많이 없지만 없는 상태에서도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경기에 질지 이길지는 아무도 모른다. 이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의를 불태웠다. 올 시즌 마지막 경기인 아시아 시리즈에서 기분좋게 마침표를 찍으며 내년 시즌 명예 회복에 성공하는 게 그가 추구하는 방향이다.
아시아 시리즈를 계기로 주축 선수로 도약하길 기대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이동걸, 박근홍, 백정현, 조현근, 김건필, 김현우 등 투수 기대주들은 이번 대회를 통해 자신의 이름 석 자를 제대로 알릴 각오다. 오승환이 해외 무대에 진출하며 1군 마운드에 공백이 생긴 만큼 이들의 생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듯.
올 시즌 부상 탓에 출장 기회를 얻지 못했던 이정식(포수) 또한 마찬가지. 아직 삼성 안방의 주전 경쟁은 끝나지 않았다. 2년 전 아시아 시리즈에서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쳤던 기억을 떠올리며 스파이크끈을 조여 맬 기세다.
외야 경쟁도 뜨겁다. 이번 대회가 끝난 뒤 경찰청에 입대하는 배영섭의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우동균, 정형식, 이상훈 등 3명의 외야수가 총성없는 전쟁을 벌일 분위기다. 그래서 이들에게 아시아 시리즈는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한 최고의 기회다.
설욕과 도약이 잘 어우러진다면 삼성의 아시아 무대 제패 가능성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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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오위안공항(타이베이)=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