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되게 궁금해”(웃음)
“잘 모르겠다”라는 표정이 담긴 조범현(53) KT 감독의 얼굴에 살며시 미소가 흘렀다. 2015년 팀의 전반적인 밑그림에 대한 질문에 대한 반응이었다. 여러 가지 복안이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하지만 앞으로의 상황은 모든 것이 불확실하다. 최대한 보수적으로 미래를 바라봐야 한다. 조 감독도 이런 측면을 강조했다. 일단 지금은 가진 선수들을 최대한 육성시키는 데 모든 화두를 맞추고 있다.
프로야구 10구단으로 2015년부터 1군에 진입하는 KT는 현재 남해에서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신인드래프트, 공개 트라이아웃 등을 거치며 ‘1기 선수’들을 수혈한 KT는 10월 1일부터 남해에서 강훈련에 매진 중이다. 기술적인 부분보다는 팀 분위기 확립과 체력에 위주를 둔 훈련이다. 아직 만족스럽지는 않은 상황이지만 성과도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조 감독은 “처음에는 (체력 훈련을) 힘들어했던 선수들이 이제는 하루하루 견디고 있다. ‘하면 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웃었다.

하지만 아직 팀 기틀은 완전히 잡히지 않았다. 앞으로의 전력 수급 방안에 대해서도 고심할 수밖에 없는 KT다. 당장 11월 20일 따뜻한 미국 애리조나로 떠날 계획을 세워두고 있는 KT지만 어떤 선수들을 데려갈지는 결정되지 않았다. 변수가 많기 때문이다. 오는 22일 열릴 2차 드래프트부터가 문제다. 구단별 40인 보호선수를 제외한 총 8명을 지명할 수 있는데 어떤 포지션의 선수를 뽑을지, 몇 명의 선수를 뽑을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전반적인 자원이 2년 전만 못할 것이라는 예상을 하고 있는 구단도 고민에 들어갔다.
조 감독도 이를 감안한 듯 “애리조나 전지훈련 명단은 2~3명 정도의 여유를 두겠다”라며 했다. 미래를 정확하게 점칠 수는 없는 노릇이니 감독으로서는 눈앞이 캄캄한 것은 당연하다. 조 감독은 2015년 구상에 대해 “외국인 선수, FA 영입, 보호선수 20인 외 지명 등이 있는데 아무 것도 정해진 것이 없다. 현재 선수 중 2015년 1군에서 뛸 선수가 몇 명이나 될련지도 알 수 없다”라고 했다. 모든 것이 백지 상태다.
결국 지금 할 수 있는 것은 현재 보유하고 있는 선수들은 ‘1군감’으로 만드는 것이다. 2015년을 미리 내다보기보다는 하나하나 단계를 밟아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조 감독은 “최대한 많은 선수들이 1군에서 뛸 수 있게끔 하는 것이 당면과제”라면서 “현재 훈련도 견디면 살아남고 떨어지면 탈락하는 구조다. 마음가짐, 정신력, 그리고 프로선수로서의 자세에 대해 더 공부시켜야 할 것 같다. 인생에 대한 공부도 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KT의 2015년은 오는 20일부터 시작될 애리조나 전지훈련에서 또 하나의 스케치에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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