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14일) 개봉하는 한국영화들이 11월 비수기를 뚫을 만한 기량을 발휘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연애세포를 자극하는 가을이지만 멜로보다는 남성적 장르가 돋보이는 극장가다. 최근 다시금 200만 동원도 힘에 부치는 한국영화계에 힘을 불어넣어 줄 작품은 무엇일까?
- '더 파이브'
연쇄살인마에 의해 가족을 잃은 한 여자 은아(김선아 분)의 복수를 그린 스릴러.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웹툰을 연재한 정연식 작가가 직접 메가폰을 잡았다. 김선아, 마동석, 온주완, 정인기, 신정근, 이청다 등 출연. 청소년 관람불가

강추 : 스릴러의 옷을 입은 휴머니즘 드라마. 마동석이 특유의 장기를 살려 등장인물들 사이에서 중심을 잡아주고 김선아, 온주완 등이 전에 보지 못한 새로운 연기를 펼친다. 웹툰을 원작으로 한 만큼 조각맞추듯 '짜여진' 스릴러로서의 면모가 돋보인다.
비추 : 아이디어 넘치는 대본에 비해 연출력이 폭발적인 힘을 받지 못하는 느낌. 살인마에 대한 해석과 표현 등 진부와 신선 사이에서 첨예하게 엇갈린 반응이 양산되고 있다.
- '친구2'
동수(장동건 분)의 죽음으로 비극적인 결말을 맞았던 전편에 이어, 17년 뒤 감옥에서 출소한 준석(유오성)이 동수의 숨겨진 아들 성훈(김우빈)을 만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전편의 연출가인 곽경택 감독이 다시한 번 메가폰을 잡았다. 유오성, 주진모, 김우빈 등 출연. 청소년 관람불가.
강추 : SBS 드라마 '상속자들' 김우빈의 스크린을 뚫을 기세의 눈빛. 새로운 스크린 스타 가능성.
비추 : 그냥 '친구'는 '전설의 친구'로 남는 편이 좋았을 듯 하다. 유기성이 부족한 스토리와 잘 전달되지 않는 대사는 감정 이입을 방해한다. '대부'에 대한 오마주라고 하기에는 '대부'에 미안한 감도.
- '잉투기'
'잉여', '키보드 워리어' 등 인터넷 문화라는 소재로 이 시대 갈 길 잃고 방황하는 청춘의 이야기를 그려냈다. 영화 '숲'으로 미쟝센단편영화제에서 대상을 받은 엄태화 감독의 신작으로 그의 친 동생인 엄태구가 주연을 맡아 열연한다. 엄태구, 류혜영, 권율 등 출연. 15세 관람가.
강추 : 류승완이 '잉투기'를 두고 "올해의 독립영화 분위기"라고 평한 것은 과장이 아니다.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과 과장되지 않지만 힘 있는 연출, 신인 배우들의 놀라운 연기가 '발견의 기쁨'을 준다. 윤태화 감독은 영화계에서 주목할 만한 연출자로 급부상했다.
비추 : 인터넷 문화에 별 흥미가 없는 관객들은 그들의 세계를 이해할 수 있을까?
이 외에도 22년 만에 리마스터링 감독판 버전으로 돌아온 '터미네이터2'와 양동근, 정준, 김유미가 주연을 맡은 '블랙가스펠' 등이 이날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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