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자들' 김우빈, 이민호에 밀리지 않는 그 '무엇'
OSEN 윤가이 기자
발행 2013.11.14 10: 08

김우빈의 옴므파탈 매력이 만개했다. 반항기 가득한 눈빛에 눈물이 그렁하면 우수마저 감돈다. 그 훤칠한 팔다리로 박신혜를 억지로 안은 모습은 위험하면서도 고독한 남자의 내면을 들여다보게 한다. 도망칠수록 갖고 싶어지는 여자를 향한 나쁜 남자의 순애보는 이제 시작이다.
SBS 수목드라마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상속자들'(이하 상속자들) 속 최영도(김우빈 분)가 여심을 쥐락펴락하고 있다. 극중 호텔 제우스의 상속자인 그는 어릴 적 단짝이었던 김탄(이민호 분)과 서로의 치부를 알게 된 계기로 멀어지면서 포악하고 외롭게 자라났다. 어릴 적 도망간 엄마, 여자관계 복잡한 아빠의 기억이 트라우마가 되어 친구들을 괴롭히는 폭력성으로 변질됐지만 알고 보면 애정에 굶주린 가엾은 소년이다.
어딘가 외롭고 우울한 하지만 김탄과 대치할 때면 맹수의 그것처럼 날카롭게 변모하는 눈빛이 최영도의 치명적이 매력이다. 이를 연기하는 김우빈은 전작인 '학교 2013'이나 '신사의 품격' 등에서 보여준 것처럼 반항기 철철 넘치는 소년의 기운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상속자들'에 이르러 발전한 것은 그 날선 눈빛과 까칠한 냉소 이면에 일렁이는 이팔청춘의 연심(戀心)까지 표현하고 있다는 점이다.

처음엔 차은상(박신혜 분)을 김탄을 괴롭히기 위한 도구 정도로 여겼던 최영도는 어느새 차은상의 순수하고 맑은 그리고 씩씩한 에너지에 매료된 모습. 김탄과 아슬아슬 줄다리기를 하는 차은상을 어쩐지 보호하고 싶고 결국 내 여자로 만들고 싶은 욕구가 이글댄다. 최영도식 사랑법은 여전히 차은상에게 독설을 내뱉고 거칠게 행동하는 한계를 보이지만 어느덧 차은상의 말 한마디에 가슴이 무너져 내리고 김탄과 차은상이 함께 있는 모습을 보면 치미는 질투심을 참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김우빈은 이렇게 복잡하고 다양한 최영도의 감정선을 훌륭히 잡아가고 있다. 김탄 역의 이민호와 맞붙는 장면에서도 전혀 뒤처지지 않는 카리스마를 발산할 뿐 아니라 차은상 역 박신혜와의 애정신에서 역시 시청자들을 몰입하게 만드는 힘을 지닌다. 주로 인상 쓰고 냉소하고 폭언하는 장면이 이어지지만 순간순간 표정과 말투, 눈빛으로 표현하는 최영도의 원천적 고독과 상처, 더 나아가 차은상에 대한 순애보가 흠잡을 데 없다는 평.
연기 경력으로 보나 나이로 보나 선배인 이민호와 박신혜 등과 비교해 결코 밀리지 않는 자신만의 영역을 빠르게 구축하며 '상속자들'을 보는 재미와 긴장을 끌어올리고 있다. 시청자들은 김우빈의 호연에 아낌없는 칭찬을 쏟아내는 모습. 오늘(14일) 개봉하는 영화 '친구2' 속 열연까지 이미 입소문을 타면서 김우빈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는 분위기다.
김우빈의 매력을 새삼 발견하는 '상속자들' 보는 재미가 쏠쏠한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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