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호가 FA 초대박을 터뜨리며 롯데 잔류를 택했다. 그에게 눈독을 들인 팀들로서는 아쉬운 결과. 그 중 하나가 바로 한화다. 최대 아킬레스건으로 꼽히는 포수 포지션 보강 찬스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강민호는 지난 13일 4년 총액 75억원에 원소속팀 롯데와 재계약했다. 포수 품귀 시대를 맞아 시장에 나오면 75억원 이상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 강민호였지만 일찌감치 진정성있게 마음을 사로 잡은 롯데 잔류를 결정했다. 그가 시장에 나오길 바란 팀들로서는 맥이 빠지는 결정. 한화도 강민호가 못내 아쉬운 팀 중 하나다.
한화 구단 관계자는 "우리는 모든 FA 선수들을 영입 대상자로 삼고 있다. 솔직히 강민호도 대상자였다"며 "강민호가 롯데에 남게 돼 아쉽다. 시장에 나오면 접촉할 생각을 갖고 있었다. 아마 우리 뿐만 아니라 다른 팀들도 많이 아쉬울 것"이라고 털어놓았다.

한화는 지난 2004년부터 2011년까지 주전 포수로 활약한 신경현이 2012년부터 부상으로 고전했고, 올 시즌을 끝으로 현역 은퇴했다. 포수 자리가 최대 고민거리였지만 트레이드도 여의치 않았다. 올 한해 포수 자리가 수없이 바뀌며 혼란을 겪어야 했다.
강민호는 한화의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최적의 카드였다. 하지만 이제 그 카드는 사라졌다. 올해 FA 시장에서 포수는 강민호밖에 없었다. 한화 관계자는 "강민호의 대체자가 없지 않나. 내부 선수들을 잘 키워야 한다"며 내부 육성에 포커스를 맞출 것이라고 했다.
비록 강민호를 놓쳤지만 한화에는 크게 나쁠게 없다는 평가도 있다. 한 관계자는 "한화도 강민호에 관심이 있었지만 최우선 대상은 아니었다. 될 수 있으면 포수는 키워서 쓰겠다는 계획이었다"고 전했다. 강민호가 아쉽기는 하지만 내부 자원들도 써볼 만하다는 평가다.
한화는 올해 정범모·박노민·이준수·엄태용·한승택 등 20대 젊은 포수들이 번갈아가며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확실하게 주전 자리를 꿰찬 선수가 없었다. 여기에 박노민은 외야수로 포지션을 변경했고, 한승택은 경찰청 입대가 확정돼 내년 시즌 전력에 빠진다.
그 대신 상무에서 2년간 복무를 마친 이희근이 돌아오며 신인 2차 지명에서 2라운드 전체 24순위로 지명된 영남대 포수 김민수가 합류한다. 기존의 정범모·이준수·엄태용과 함께 5명 포수들을 두고 비시즌 동안 옥석을 가려낼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제주도에서 진행되는 있는 마무리훈련에 이어 내년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까지 한화 포수들의 지옥 훈련과 뜨거운 경쟁이 예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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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범모-이준수-엄태용-이희근(왼쪽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