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표의 아쉬움, "일본전 7전 전승했어야하는데"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3.11.14 10: 50

"국가대표 생활을 할 때 일본과 경기해서 3승 4무 정도 했다. 7전 전승을 못하고 4무한 것이 아쉽다."
'초롱이' 이영표(36)가 정든 그라운드를 떠난다. 이영표는 14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은퇴 공식 기자회견을 갖고 선수생활을 마감하는데 대한 소회를 밝혔다. 이영표는 지난 달 28일 캐나다 밴쿠버의 BC플레이스에서 열린 2013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시즌 최종전 콜로라도 라피드와 경기서 27년간의 선수생활을 마무리했다.
이영표는 한국 축구가 낳은 전설이다. 지난 2000년 시드니올림픽을 기점으로 한국 축구의 좌측면은 줄곧 그의 몫이었다. 2002 한일월드컵 4강 신화, 2006 독일월드컵 본선행, 2010 남아공월드컵 사상 첫 원정 16강행을 이끌었다. A매치 출전 기록도 127경기(5골)로 홍명보(136경기)와 이운재(132경기)에 이어 세 번째다. 뿐만 아니라 네덜란드와 잉글랜드,분데스리가, 사우디아라비아를 거쳐 미국에서 자신의 선수 생활을 마감했다.

27년간의 선수생활 동안 이영표에게 가장 뜨거운 기억은 태극마크를 달고 뛴 국가대표 생활이었다. 이영표는 "대한민국에서 태어나 태극마크를 달고 뛴 155경기는 마음 속에 영원히 간직할 것"이라며 "나 자신의 즐거움을 위해 시작한 축구다. 하지만 태극마크에 손을 올릴 때 가슴이 뜨거워지면서 내가 아닌 우리라는 것을 느꼈다"고 뜨거운 자부심을 보였다.
축구선수로서 최고의 경기, 또 기억에 남는 경기를 꼽아달라는 질문에도 "어느 한 경기를 꼽을 수 없다. 하지만 대표팀 경기에 나설 때 축구라는 것이 단순한 나만의 즐거움이 아니라는 것, 나라를 대표해서 뛴다는것이 얼마나 기쁘고 가슴 설레는 일인지 알았다"며 "대표팀 유니폼 입고 뛴 경기는 모두 소중하다"고 강조했을 정도다.
그런 이영표에게 있어 가장 아쉬움이 남는 순간 역시 대표팀에서다. 이영표는 "굳이 아쉬운 순간을 꼽자면, 개인적으로 지난 2010년 남아공월드컵을 앞두고 일본과 친선경기에서 2-0으로 이긴 것"이라며 다소 알쏭달쏭한 답변을 내놨다. 이겼는데 아쉬움이 남는다는 것이 모순같지만, 이영표는 "당시 2-0으로 이겼는데 5-0으로 못이긴 것이 아쉽다"고 덧붙여 장내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이영표의 아쉬움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이영표는 "국가대표 생활을 하는 동안 일본과 경기해서 3승 4무 정도 했다. 7전 전승을 못하고 4무한 것이 아쉽다"며 한술 더 뜬 답변을 내놨다. 태극마크를 달고 뛴다는 사명감과, 특별한 라이벌리를 가진 일본을 상대로 압도적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섞인 재치있는 답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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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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