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3cm-170kg 거인' 존슨, 국제교류전서 '다윗'에 당했다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3.11.14 15: 55

'골리앗'이 '다윗'에게 당했다. 거인 커티스 존슨(미국)이 180cm가 채 되지 않는 한국 장사에게 넘어가고 말았다.
'장사'들의 전쟁인 2013 천하장사 씨름대축제가 열렸다. 지난 11일 부터 17일까지 서산 농어민문화체육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이번 대회에는 한국 뿐만 아니라 중국, 몽골, 스페인, 뉴질랜드, 미국 등지의 장사들이 총출동했다. 233㎝에 몸무게 190㎏인 '거인' 존슨을 비롯해 많은 선수들이 참가해 자신의 씨름 능력을 선보였다.
6개 나라에서 54명의 외국인 선수가 천하장사에 도전했다. 미리 입국해 훈련을 펼쳤다. 열흘에서 일주일 정도 먼저 한국에 입국한 선수들은 인하대와 태안군청 등에서 훈련을 펼쳤다. 또 서산이라는 작은 도시에서 외국인 장사들은 한국문화에 흠뻑 취해있다. 한국 음식을 먹고 씨름을 훈련하며 전통방식의 경기장에서 경기를 펼친다. 오히려 한국에서 인기가 주춤한 상태인 씨름은 이들에게 새로운 문화를 배우고 있다.

대한씨름협회도 이들에게 특별한 지원은 하지 않는다. 스페인의 경우 예정된 선수보다 많은 21명이 입국해서 필요한 만큼만 지원했다. 그 외의 예산은 모두 선수들이 자비를 들여 임했다. 물론 식사도 특별히 준비할 수 있지만 대한씨름협회는 한국의 문화를 알 수 있도록 한식을 제공했다.
모래판에서는 피부색이 다른 선수들은 씨름이라는 이름아래 뭉쳐 치열한 경기를 펼쳤다. 씨름장에 들어 올때와 나갈때의 인사, 또 심판과 상대 선수에 대한 예의 등은 모두 잘 알고 있다. 또 상대를 넘어 트리면 돌아가지 않고 일어나게 도와준다.
의외의 결과가 나오기도 한다. 한국의 고등학생이 스페인 루차카난리아 출신 선수들 모래판에 메다 꽂기도 한다. 또 한국선수를 상대로 승리를 챙기기도 하는 등 3년째 이어지는 행사에서는 의이의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또 모래판 위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을 향해 코칭 스태프가 소리를 지르기도 하고 빼어난 기술이 나오면 관중들이 흥분하기도 했다.
씨름으로 뭉친 가운데 2013 세계 친선교류전도 열렸다. 스페인 루차카나리아, 몽골 부흐 그리고 씨름을 통해 한국연합과 국제연합이 경쟁을 펼쳤다.
첫 경기부터 화려한 기술이 관중들의 환호를 나왔다. 조건형(경남대)이 한영훈(중국)과 대결서 전통 씨름 기술의 꽃이라고 불리는 뒤집기로 박수 갈채를 받으며 승리를 챙겼다.
2번째 대결은 루차카나리아. 반팔티와 반바지를 입고 경기에 임하는 루차카나리아는 반바지를 접어 왼손으로 샅바처럼 잡고 오른손은 마주보며 경기를 펼친다. 종주국 선수인 하비에르 레데스마(스페인)를 상대로 박정석(태안군청)은 치열하게 경기를 펼쳤지만 승리를 내주고 말았다.
독수리 춤을 추며 경기를 시작한 몽골의 부흐는 팔꿈치와 무릎사이의 부위가 땅에 닿으면 끝나는 경기. 자갈바야르(몽골)은 유승록(태안군청)에 한수 가르치면서 시범경기를 펼쳤다.
이번 교류경기의 하일라이트는 존슨(233cm)과 전선협(동아대)의 경기. 177cm, 75kg의 전선협은 첫번째 판을 승리로 이끌었다. 끊임없어 밀고 들어온 존슨의 힘을 이용해 전선협은 승리를 거뒀다. 그러나 2번째 판은 존슨이 따냈다. 첫번째 판과 같은 전략이었지만 더 힘을 내며 밀어치기로 승리를 챙겼다.
하지만 힘이 전부가 아니었다. 전선협은 존슨이 힘으로 누르는 것을 뒤집기로 꺾고 한국연합이 8-7로 친선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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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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