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이 인기만큼이나 끊이지 않는 잡음에 시달리고 있다. 2년에 한번씩 개최하는 가요제를 성황리에 마친 후 불거진 표절 의혹은 공식 사과와 함께 음원 판매 중단 발표까지 이어졌다. 그런데 어찌된 영문인지 어떻게든 수습하려는 모습은 엿보이나 논란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앞서 ‘무한도전’은 지난 2일 가요제인 ‘자유로 가요제’를 방송한 후 음원 사이트를 통해 가요제 음원을 공개했다. 특히 박명수와 프라이머리가 부른 ‘아이 갓 씨(I got C)’는 주요 음원 사이트 1위를 휩쓸며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이 곡이 네델란드 가수 카로 에메랄드의 '리퀴드 런치'와 흡사하다는 의혹이 불거지며 논란이 시작됐다.
프라이머리 측이 논란 직후 표절 의혹에 반박하며 진화에 나섰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의혹이 커졌다. 일부 매체를 통해 카로 에머랄드 측이 아리송한 입장을 밝히면서 사실 여부와 관계 없이 표절 주홍글씨는 시간이 지날수록 짙어졌다. 여기에 일부 네티즌은 프라이머리 뿐만 아니라 ‘무한도전’ 제작진도 입장을 밝혀야 한다는 지적을 제기했다. 가요제를 기획하고 주관한 ‘무한도전’이 책임을 지고 명확하게 사건 해결을 해야 한다는 것.

결국 ‘무한도전’ 제작진은 지난 13일 공식 홈페이지와 언론에 배포한 자료를 통해 사과의 뜻을 밝혔다. 제작진은 “지난 11월 2일 MBC '무한도전' '2013 자유로가요제'에서 거머리(박명수+프라이머리) 팀이 선보인 노래에 대한 논란으로 시청자 분들께 심려 끼쳐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들은 “가요제 방송 이후 예상 밖의 문제에 직면했고, 양쪽 입장을 들어보며 조심스레 상황 파악과 해결에 노력하고 있으나, 결과적으로 무한도전이 시청자분들께 '즐거움'만을 드리지는 못했다”면서 “이에 이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아메바컬쳐(프라이머리)와 협의를 통해 잠정적으로 '아이 갓 씨'의 온라인 음원 판매를 중지하기로 결정했다”고 음원 판매 중단 의사를 밝혔다.
‘무한도전’의 공식적인 사과와 함께 일단락될 것으로 보였던 이번 사태는 판매 중단 시기를 두고 또 한번 불꽃이 튀었다. 발표와 달리 음원 사이트에는 ‘아이 갓 씨’가 판매된 것. 이에 일부 네티즌과 언론은 음원 판매 중단 발표 후 이 곡이 실시간 음원 차트 1위를 재달성한 것을 문제 삼아 ‘무한도전’의 음원 중단 발표가 눈 가리고 아웅식의 대처 아니냐는 날선 반응이 나왔다.
결국 제작진은 음원 판매 중단 과정을 설명하기에 이르렀다. MBC 김구산 CP는 이날 오후 OSEN에 “행정상의 절차를 밟는 과정에서 시간이 필요했을 뿐이지, 이미 음원 사이트에 판매 중단 요청을 한 상태였다”면서 “14일(오늘) 정오를 기점으로 모든 판매가 중단된다”고 해명했다. 김 CP는 “요청을 안 했다는 보도가 나왔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면서 “음원 뿐만 아니라 음반 역시 오는 15일까지만 판매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무한도전’의 가요제 신곡을 둘러싼 표절 의혹이 불거지고 확대되는 과정을 보다보면 이 프로그램의 파급력을 다시 한번 실감하게 한다. 워낙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무한도전’의 특성상 기부라는 좋은 의도로 시작한 특집일지언정 어떤 후폭풍이 발생할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것을 이번 사태가 보여주고 있다.
또한 사과의 뜻을 밝히고 갈등을 봉합하기 위해 몰두해도 어마어마한 파급력은 제작진의 의도와 달리 왜곡되고 있다. 9년여간 방송되면서 축적한 위기 관리는 프로그램의 파급력을 감당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 사과를 해도 문제, 하지 않아도 문제가 되는 ‘무한도전’의 한숨이 멀리서도 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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