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참 안 간다".
한화 관계자들은 요즘 "시간이 잘 안 간다"고 말하곤 한다. 지난 10일부터 FA 선수들의 원소속팀 우선협상기간이 시작된 가운데 마감 시한 16일까지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외부 FA 2명 영입을 목표로 돈보따리 풀 준비를 잔뜩 하고 있는 한화로서는 최대한 많은 선수들이 시장에 나오길 바란다.
현재까지 FA 시장은 한화의 기대대로 흐르고 있다. 총 16명의 선수가 FA를 신청헀지만 어느 때보다 장기화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지난 14일까지 우선협상 기간 5일이 지났지만 도장을 찍은 선수는 FA 최대어였던 롯데 포수 강민호가 유일하다. 강민호는 4년 총액 75억원으로 역대 FA 최고액 신기록을 썼다.

강민호의 FA 초대박으로 인해 나머지 특급 FA 선수들의 눈높이가 한층 높아졌다. 삼성 투수 장원삼, SK 내야수 정근우, 기아 외야수 이용규 등 대형 FA들은 원소속팀들과 잔류 협상에서 난항을 겪고 있다. 특급 FA 영입을 목표로 하고 있는 한화는 이들이 시장에 나온다면 타깃으로 삼고 적극적으로 달려들 태세다.
15일은 FA 시장의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특히 정근우와 이용규가 각각 SK-KIA와 3번째 협상을 앞두고 있는데 사실상 최종 협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날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 시장에 나올 것이 유력하다. SK와 KIA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지만 한화는 남몰래 웃음을 지을 수 있는 상황이다. 한화 또한 내부 협상이 쉽지 않지만, 최종 합의를 기대하고 있다.
한화 구단 관계자는 "우리는 모든 FA 선수들이 영입 대상자이다. 원소속팀과 우선협상이 끝난 다음에 접촉할 수 있는 만큼 지금은 어떻게 할 수가 없다. 그저 기다리는 것밖에 없다"며 "빨리 시간이 지났으면 좋겠다. 어떤 선수들이 나올지 모르겠지만, 우리팀으로서는 최대한 많은 선수들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기대감을 비쳤다.
한화는 자금 면에서 충분히 여유가 있다. 지난해 류현진이 LA 다저스로 입단하며 넘겨받은 포스팅 금액 280억원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지난해 FA 영입 실패를 거울 삼아 올해는 팀에 가장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 내부 평가를 내린 뒤 FA 협상 전략도 짜놓았다.
내부 FA 선수들의 경우 우선협상기간 막판에 계약서에 도장을 찍는 사례도 적지 않다. 때문에 한화는 외부 상황을 지켜보며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다. 다만 대형 FA들의 경우 초기에 합의를 찾지 못하면 시장에 나오는 경우가 많았다. 16일 자정이 지나 17일 넘어가는 순간 한화도 움직인다. 그때만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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