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자기야’ 장모 마음, 사위하기 나름이에요
OSEN 임영진 기자
발행 2013.11.15 07: 31

장모님은 사위하기 나름이다.
지난 14일 방송된 SBS '자기야-백년손님'에는 장서 간의 돈독한 정이 듬뿍 담겼다. 시종 티격태격하면서도 결국은 '우리 장모님', '우리 사위'를 최고로 생각하는 모습이 담겨 훈훈함을 자아냈다. 의사 함익병은 장모의 무릎 재활 운동을 위해 이른 시간에 산책에 나섰고, 의사 남재현은 장인, 장모를 위해 생활밀착형 선물을 했다. 가수 슈의 남편이자 농구선수인 임효성은 진짜 아들 같은 소탈한 모습을 보였다.
함익병은 앉으나서나 장모의 체중 걱정 뿐이다. 이날 그는 얄밉게 하고 싶은 말 다하는 사위로 장모의 단점을 콕콕 집어냈다. 공원 산책을 하다 "확실히 걷는게 반듯해졌다. 배가 나와서 이렇게 걸었다"며 구부정한 포즈를 취했다. 또 장모가 산책을 힘들어하자 "도망 못 가게 꽁꽁 묶어서 속도 좀 내줘야지"라며 머플러로 서로의 발을 묶었다.

멀리서 보면 훈훈한 장면이지만 두 사람은 계속 운동 때문에 신경전을 벌였다. 함익병의 장모는 숨을 몰아쉬며 힘들어 했지만, 사실 강도 높은 운동에는 함익병의 남다른 마음이 담겨 있었다. 그는 "인공관절 수술을 받고 재활치료를 제대로 못한 것 같았다. 기능적으로 문제가 있는지 아니면 치료가 되지 않아 적응이 아직 안된건지 확인해보려고 했다"며 아침 산책에 대한 계획을 설명했다.
사위를 귀찮아하는 그림이지만 함익병의 아내는 "엄마가 인생 80에 대박났다고 한다"며 뒷이야기를 털어놨다. 또 "남편도 전에는 장모님은 성격이 좋다고 했는데 요즘 자주 보니까 장모님도 성깔있더라며 집에 와서 뒷담화도 한다"며 기분 좋은 미소를 지었다.
남재현은 장모를 위해 헤어 풀코스를 선물했다. 파마를 하겠다는 장모를 따라나선 그는 미용실에서 담소를 나누며 이야기 상대가 돼줬고, 영양, 파마, 염색까지 크게 한 턱을 쐈다. 또 낡은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장인을 위해서는 새 자전거를 선물했다. 한사코 됐다던 남재현의 장인은 새 자전거 이곳저곳을 들여다 보며 어린아이처럼 기뻐했다.
겉으로는 드센 인상이지만 사위를 생각하는 장모의 마음은 특별했다. 그는 남재현이 위험하게 방파제로 내려가 바다낚시를 하겠다고 하자 옷자락을 붙들며 내려가지 마라고 회유했다. 계속 남재현이 고집을 부리자 "내가 가서 해삼, 멍게 사다줄게. 가지마. 위험해. 낚시값 내가 대줄게"라고 매달렸다. 결국 방파제로 내려가지 않은 남재현은 새참으로 싸온 오징어를 먹고 집으로 돌아왔다.
임효성은 장모를 "엄마"라고 부르며 친근하게 대하는 아들 같은 사위다. 그는 장모가 만든 포도잼을 "물엿같다"고 말하고, 아들 임유 군이 잼만 먹자 "그러다 당뇨병 걸린다"고 말해 보는 이들을 웃게 만들었다.
구례군 5일장에 장을 보러가서는 더 부딪혔다. 임효성은 "엄마 생각하고 사는 거지 충동구매 아니야? 상추를 산다고 하면 여러 군데 돌아보고 사야 하는데 떨이로 털어오는 것 같다"고 불만스러워했다. 장모 역시 "오늘 산 건 서울에 조금 보내려고 했다. 차를 가지고 왔기 때문에 가능했다. 나는 사실 더 사고 싶었다"고 뜻을 굽히지 않았다.
모자 사이 같은 두 사람은 헤어질 때면 누구보다 애틋했다. 자연스럽게 장모와 포옹을 나누며 "얼른 들어가"라며 작별을 했다.
며느리들이 시월드를 두려워하듯이 사위들에게도 처월드는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하지만 '자기야' 사위 3인방의 넉살과 애교에서는 진심 어린 애정이 묻어나와 감동을 자아냈다. 자연히 처음에는 불편했을 장인, 장모도 자기 자식을 보듯 스스럼없이 대하면서 훈훈한 재미가 만들어지고 있는 상황. 때로 싸우기도 하고 의견 차이도 보이지만 결국은 웃으며 '우리 아들, 우리 엄마가 최고'라고 말하는 모습은 '자기야'만이 만들 수 있는 그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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