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폼 입고 서면 또 다르니까요".
삼성 라이온즈 선수단이 아시아시리즈를 치르기 위해 대만으로 출국한 13일. 인천공항에 모인 삼성 선수단은 아침부터 시작된 긴 이동에 지친 기색이 보였다.
지난달 24일부터 7차전을 모두 치르는 혈투 끝에 1승3패의 열세를 극복하고 한국시리즈 3연패를 차지한 삼성. 그러나 선수들은 그 만큼 체력을 소모했다. 게다가 아시아시리즈를 위해 3일 휴식 후 다시 훈련에 들어갔다. 당초 팀은 오키나와 훈련을 계획했으나 선수들의 건의로 국내 훈련을 치렀다.

강행군으로 선수들은 지칠 대로 지쳤고 주축 선수들도 대거 빠졌지만 아시아시리즈 이야기가 나오면 모두 눈이 반짝였다. 이번 대회의 키플레이어로 꼽히고 있는 좌완 차우찬은 "아직 체력 회복은 덜 됐다. 즐기는 마음으로 대회에 나가지만, 경기에 나가면 일단 이겨야 한다는 생각이 생긴다"며 전의를 불태웠다.
베테랑 이승엽 역시 "선수들이 많이 빠졌지만 어떤 경기든 지겠다는 생각을 한 적은 한 번도 없다. 관광 가는 것이 아닌 만큼 최선을 다해 이기겠다"고 밝혔다. 불펜에서 활약할 심창민도 "힘들다 힘들다 해도 실전에 들어가면 또 다르다. 유니폼을 입으면 힘이 생긴다. 올 시즌 유니폼 입고 치르는 마지막 경기인 만큼 잘해야 한다"고 말했다.
친선경기인 만큼 부담이 없는 대회라 하더라도 일단 경기라면 이기고 봐야 하는 선수들의 승부 근성이 이번 아시아시리즈에서도 발휘되고 있다. 현재 원소속팀인 삼성과 FA 협상 중인 박한이까지 "팀의 마지막 경기인 만큼 함께 하고 싶다. (협상이) 잘되든 못되든 시즌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다"며 대회 참가를 선언해 동료들의 전우애를 불러일으켰다.
2011년 이후 2년만의 우승컵 탈환을 노리는 삼성은 15일 이탈리아 포르티투도 볼로냐와의 예선전을 시작으로 아시아시리즈 일정을 소화한다. 이날 선발은 유망주 좌완 백정현. 이날 경기를 이기면 본선까지가 수월해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지친 삼성 선수들이 강한 정신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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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